환율이 엔화 약세를 맞아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엔화에 의한 부력과 물량에 의한 중력의 힘이 공존하면서 팽팽하게 맞서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원 오른 1,289.5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달러/엔 환율의 오름세가 달러/원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지만 장중 물량 압박에 의해 되밀리는 등 위아래로 갇힌 모습은 여전하다. 달러매도(숏)마인드가 시장에는 완연하나 달러/엔 상승에 대한 부담감도 만만찮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엔 약세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미적지근하다. 국내 거래자들은 달러/엔 상승보다 하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엔 약세 속도가 더 빨라 원/엔 환율은 지난주 1,080원 수준에서 현재 1,060원 아래로 내려앉은 상태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매도심리가 강해 가끔 달러되사기가 나와도 별달리 힘을 쓰지 못하고 있으며 수급이 다른 재료에 비해 우선시 되고 있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오후에는 1,288∼1,292원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이 122엔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반락하고 있으며 업체는 레벨을 낮춰가며 물량을 내놓고 있어 물량부담이 점차 가중되고 있다"며 "그러나 1,288원에서는 저가매수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 상승과 물량이 서로 상충되면서 환율을 좁은 범위안에 가두고 있다"며 "외국계에서 원/엔이 10.5수준으로 낮춰질 것으로 예상하는 등 엔화와의 고리가 점차 느슨해지는 현상이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은 오름세가 주춤한 상태다. 1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일본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데 따른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엔화는 한때 122.06엔까지 오르는 등 6주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며 121.95엔에 마감했다. 이날 도쿄장에서 달러/엔은 개장 초반 122엔선 초반으로 되올랐으나 일본 수출업체와 기관투자가의 엔화 매입으로 121엔선으로 되밀려 현재 121.60엔선에서 거닐고 있다. 전날 GDP 발표가 엔화 매입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도록 막고 있으며 오는 21일 발표예정인 정부의 경기판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나흘만에 순매도로 돌아선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4분 현재 거래소에서 303억원의 순매도를, 코스닥시장에서는 16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서 11억원의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지난 금요일 주식순매수분 가운데 5,000만달러 가량이 출회돼 환율 오름폭을 축소시켰으며 오후에도 잔여분이 예상되고 있다. 업체들은 1,290원 위에서는 이월된 네고물량을 적극적으로 내놓는 고점매도전략을 적극 펴고 있으며 결제수요도 있으나 네고물량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 역외세력은 전날 뉴욕장에서의 매수세를 개장초에 이었으나 달러/엔이 소폭 가라앉으면서 잠잠해졌다. NDF정산관련 국내 은행권의 매도물량이 1억5,000만달러 가량 있었으나 소화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만기 연장하지 않는 이상 지속적인 공급요인이 되고 있다. 환율은 전날보다 3.50원 오른 1,292원에 출발했다. 전날 뉴욕장에서 달러/엔이 121.95엔으로 튀어올랐고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이 1,294원까지 오른 것을 반영한 것. 개장 직후 1,292.50원까지 상승한 환율은 물량 압박과 달러/엔이 122엔 아래로 내려앉자 1,289.50원까지 미끄러졌다. 이후 환율은 1,290원선을 거닐다가 업체 물량공급과 주식순매수분 출회에 못이겨 1,288.80원까지 저점을 내린 뒤 1,289원선을 거닐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