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트에이브이(대표 홍순직)는 국내 어학실습기의 "표준"을 만들어 온 업체다. "헤드폰과 녹음기"로 인식돼온 어학실습기에 정보기술을 접목한 신제품을 남보다 한발 앞서 개발해왔다. 1973년 설립된 이 회사는 77년 어학실습기를 국산화한데 이어 83년에는 어학전용 부스 녹음기를,98년에는 키보드 없이 윈도로 작동하는 어학실습기를 각각 처음으로 내놓았다. 99년에는 DSP(디지털신호처리)IC칩을 이용해 음성을 압축 재생하는 개인용 어학실습기를 선보였다. 이 실습기는 아날로그 방식 어학실습기의 세대교체를 앞당기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지난해에 개발한 사이버어학실 "다비넷"은 음성과 동영상을 전송하는 것은 물론 학생끼리 짝을 이뤄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룹대화 기능 및 자막삽입 기능 등을 갖췄다. 올해에는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플레이어를 내장한 휴대용 어학실습기를 개발키로 했다. 이를위해 7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회사의 어학실습기는 국내 2만여 학교와 학원에 깔려있다. 지난해 3백억원을 기록한 매출을 올해엔 5백억원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회사는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수출이 매출의 67%(2000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우즈베키스탄 어학실 기기의 상당부분도 이 회사가 납품한다. 1996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수출 길을 연 덕분이다. 당시 3년간 6천3백만달러어치를 인도네시아 등지에 수출했다. 이 회사는 3년내에 연간 수출규모를 1억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어학실습기외에도 천체망원경 원심분리기 등의 기초과학기자재를 생산하고 있다. 홍순직(58)대표는 금탑산업훈장 수상과 관련해 "국내 과학기기 산업의 중요성을 인정해줬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84년 한국과학기기공업협동조합을 설립해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래 17년간 연임했다. 홍 대표는 동종업체간의 협력을 도모하는데 앞장서는 한편 사내 결속을 다지는데도 힘쓰고 있다. 최근 10년간 노사분규가 단 한건도 없었다. (02)722-1112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