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제품이 있다. A씨는 사실상 "그 제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지만 정작 그 제품에 대해서는 어떤 정보도 접해본 적이 없다. B씨는 왠지 내키지 않아 그 제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C씨는 즐겁게 사서 썼지만 곧 품질에 실망을 한다. 위 사례들은 각기 다른 성격의 문제이므로 소위 인지도 선호도 만족도 등과 씨름하며 각각 처방을 해야 할 것 같다. 과거에는 실제로 그랬다. 하지만 "통합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이를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IMC는 사업준비 단계부터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설정한 자사의 이미지와 메세지를 타깃이 되는 시장집단에게 자사의 모든 내부자원을 활용해 일관적이고 통일되게 전달하려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다. 흔히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성패는 전적으로 제품(Product) 가격(Place) 판매촉진(Promotion) 유통경로(Place) 등 4개의 핵심 마케팅 요소중 하나인 촉진에 달렸다고 보기 쉽지만 이것은 정답이 아니다. 촉진이 커뮤니케이션과 직접 관련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전부는 아니다. 예를들어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처럼 어떤 경우 너무 싼 가격은 왠지 품질이 의심스러워 보이게 만들 수 있다. 애프터서비스 직원이 불친절할 때도 그 회사 제품을 다시 구매하고 싶은 생각이 달아날 수 있다. IMC는 광고 홍보 판촉 이벤트 인적판매 등 촉진 도구만을 고려하지 않고 제품 가격 유통 등 여타 마케팅 요소들의 커뮤니케이션 작용도 통합적으로 관리해 하나의 목소리로 조율해가는 방식인 셈이다. 결국 제대로 IMC를 실행할 경우 메세지간 충돌로 인한 효과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어 제한된 마케팅 자원으로 가장 효율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럼 IMC를 실행할 때 다소 주의가 필요한 사항을 몇 가지 정리해보자. 커뮤니케이션 목표를 명확하게 체계화하라="선영아 사랑해" 광고로 유명한 마이클럽은 "따뜻한 감동을 제공하는 여성 인터넷"을 지향하며 독특한 시장 위치를 점하고 있다. 기존 포털들의 틈새를 파고들어 "여성"과 "사랑"을 중시하는 전문 포탈이라는 생존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니다. 이처럼 마이클럽이 단기간 내에 시장에 뿌리내릴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차별화된 커뮤니케이션 목표와 이에 토대를 둔 IMC의 성공적 전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목표를 명확하게 체계화시켜야 한다. 획일적으로 단일 메시지만 고수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업 사업 제품 수준에서 고객집단 혹은 개별 고객에게 전달할 메세지는 당연히 똑 같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입장에서 충돌하는 메세지를 최소화시켜 일관성있는 메세지로 전달해야 한다는 점이다. 매체 고정관념을 극복하라=IMC를 위한 매체 선정을 계획할 때는 습관적 판단을 경계해야 한다. 힘들더라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매체 정보를 받아들이면서 선택의 타당성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 처음 도메인 주소도 없이 대학가 대자보,거리 벽보,버스 등을 통해 전해진 "선영아 사랑해"광고는 일반인의 궁금증을 자아내며 급속히 전파됐다. 이후 브랜드와 로고를 삽입시킨 광고를 일반적인 주요 매체를 통해 전면적으로 내보냄으로써 광고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 만일 처음부터 주요 매체를 통해 광고를 시작했다면 그만한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시점별로 적절한 매체 사용을 위해서는 치밀한 사전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모든 "진실의 순간"을 관리하라="진실의 순간"이란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접하는 모든 순간을 지칭하는 말이다. 브랜드를 관리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각종 이 순간을 꼭 관리해야 한다.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입구의 색깔, 의자의 청결도,계산 대기행렬,음식포장,처음 마신 음료의 맛,벽에 걸린 장식 등 모두가 될 수 있다. 광고 따로 서비스 따로인 경우처럼 고객에게 비춰지는 현장이 일관성 없이 혼란스럽게 되면 아무래도 고객의 이미지는 혼란스럽게 흐려질 수 밖에 없다. 광고사에서는 모든 고객 접점을 일관성있게 관리하려는 노력을 "3백60도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부른다. 제대로 된 IMC를 위해서는 그야말로 제대로 된 3백60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피드백을 통해 학습하라=IMC실행 과정에서 생겨나는 고객의 피드백 결과는 즉각적으로 파악해 적극 활용해야 한다. 많은 포털들이 콘텐츠별로 사용자 의견을 수렴해 다음 서비스에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게 그 예다. 결국 IMC의 효과를 높일 수 있게 된다. 그밖에 기간별 및 부분별 성과 평가는 IMC의 근본적인 효과성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다. 제대로 된 IMC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평가 리스트 목록을 준비할 필요도 있다. 주우진 <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