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아울렛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아울렛은 재고상품이나 B급제품을 정상가보다 싼 값에 판매하는 할인점 형태의 점포를 말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문정동 창동 등 서울 외곽지역에서 형성되기 시작한 아울렛 거리가 최근 구로 분당 일산 부산 대구 등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 현대백화점 반포점, 대전 한신코아 등 서울과 지방의 중소형 백화점들이 대형 아울렛몰로 전환하는 등 전국에 아울렛 붐이 일고 있다. 관계자들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인 작년 하반기 이후 고객들의 소비성향이 알뜰구매쪽으로 돌아서면서 아울렛 사업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며 "주머니는 가벼워졌지만 유명 브랜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발길로 붐비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아울렛 거리는 서울 구로공단이다. 구로 2공단 사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2㎞ 내에 형성된 이 지역은 90년대 초반 공장직영의 재고상품 판매처로 시작됐다. 그러나 올 초 클럽패션야후 한사랑패션몰 원신 등 아울렛몰이 새롭게 들어서면서 대표적인 아울렛 거리로 자리잡았다. 특히 이달 말 오픈을 앞두고 있는 "마리오 아울렛"은 지하 1층 지상8층에 총 5천5백평 크기의 초대형 패션쇼핑몰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산 덕이동에도 아울렛거리가 들어섰다. 타임 마인 폴로 아놀드파마 등 2백50여개의 유명브랜드 할인매장이 몰려 있다. 부산 남천동은 아르마니 미쏘니 오브제 등 고급 브랜드의 할인 매장이 밀집된 새로운 아울렛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이밖에 문정동과 연신내, 분당, 죽전, 대구 범어동 등지에 대형 아울렛몰들이 속속 문을 여는 등 기존 아울렛거리에도 새바람이 일고 있다. 대형 백화점과 할인점에 밀려 고전하던 중소백화점들이 아울렛으로 업태를 바꾸는 사례도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 반포점은 최근 아울렛몰로 성격을 바꾸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상원 반포점 점장은 "식품코너와 은행 등 외형상 백화점 스타일은 유지하면서 1~4층에 있는 60여개 의류매장은 유명브랜드의 할인숍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백화점 의류매출이 전반적으로 저조했던 1.4분기에도 전년대비 20%정도 신장했다"고 밝혔다. 대전 한신코아도 지난 4월말 백화점에서 아울렛몰로 업태를 전환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이 점포의 배상준 차장은 "패션아울렛 한신코아로 점포명을 바꾼후 코너별로 최고 1백%이상 매출이 늘고 있다"며 "올해 매출목표도 전년대비 20%정도 많아진 1천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고 말했다. 또 울산 모드니백화점도 아울렛몰인 세이브존 울산점으로 바뀌는 등 중소형백화점이 아울렛몰로 바뀌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