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질주하는 제품의 광고는 남다르다. 대부분 광고는 제품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하지만 1위 기업들은 다른 회사들과 차별화된 광고전략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 제품장점을 구구절절 말하기 보다 자신감과 여유를 맘껏 표출하는 이른바 "맏형 광고"전략이다.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나 호감도를 높이기 위한 이같은 광고는 색다르기 때문에 주목도가 높아진다. 정유사중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SK의 엔크린.제품에 대한 설명없이 대한민국의 숨겨진 명소 "보성다원"을 소개하고 있다. "지도위의 대한민국은 작지만 구석구석 다녀 보면 참 큰나라"라는 카피로 "더 큰 세상을 여는 기업"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엔크린의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가 자연스레 전달된다. 부동의 1위인 서울우유도 공익광고 수준의 이미지광고 "창작대잔치"편을 내보내고 있다. 광고에서는 우유의 성분에 대한 이야기나 자랑은 전혀 없다. "아이들의 꿈을 아는 사람들"이란 컨셉트로 아이들이 있는 곳엔 어디나 꿈이 있으며 이들에게 소중한 꿈을 심어 주기 위해 서울우유가 노력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이동통신업계의 맏형인 SK텔레콤은 "꼭 011이 아니어도 좋습니다"란 시리즈광고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시장점유율을 50%이하로 줄이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명령을 받은 SK텔레콤은 불리한 여건을 오히려 자신감으로 표현해냈다. "온 국민에게 행복한 통화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여유있는 메시지로 대표주자의 이미지를 굳혔다. 라면업계에서 독주하고 있는 농심의 신라면도 행복한 순간을 포착한 스틸사진을 배경으로 "작은 행복은 늘 우리 곁에 있다"는 내용의 "민생안심"편을 내보내고 있다. 라면얘기가 없어도 광고를 보다보면 자연스레 신라면을 떠올리게 된다. 한국통신은 "Let"s KT"란 주제로 제품의 우수성보다 일상속에서 주부가 자신의 꿈을 실현해 가는 과정을 소박하게 표현했다. "정보통신을 통한 가치있는 삶의 추구"란 기업이념을 광고 속에 그대로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화재도 사고나면 가장 빨리 달려간다는 점을 강조하던 "속도 전쟁"에서 탈피해 "고객의 안전"을 컨셉트로 "잔소리"편을 제작했다. 차로 외출하는 아내를 배웅하는 남편이 안전띠는 맸는지,핸드브레이크는 내렸는지 등을 일일이 챙겨주며 "마음까지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겠다는 의지를 전한다. 제일기획의 지현탁 차장은 "업계 1위 기업은 브랜드파워를 지키기 위한 남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며 "후발업체들이 엽기나 복고풍광고 등의 돌출광고로 큰 목소리를 내는 데 비해 차분한 톤으로 광고하는 것도 훌륭한 차별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