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보합권에서 시소, 1,285.80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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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장 막판 은행권의 달러되사기와 결제수요로 소폭 올라 이틀 연속 상승마감했다. 그러나 상승폭이 극히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달러매도(숏)가 심정적으로 우세했지만 달러/엔의 소폭 상승이 환율 하락을 저지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위아래로 꽉 막힌 흐름을 보인 가운데 지난 금요일보다 0.40원 오른 1,285.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환율은 보합권을 중심으로 한 시소게임이 주를 이뤘으며 수급이나 재료는 한쪽으로 기우는 감없이 중립적으로 작용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전체적으로 고점매도에 비중을 둔 거래가 주를 이뤘으며 달러사자(롱)마인드도 미약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재료가 없는데다 위아래로 경계감이 만연해 내일은 1,280∼1,290원 범위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119.50엔에서 강한 저항을 받고 있어 밑으로 보는 쪽이 편할 것 같다"며 "길게 방향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 이번주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월초에 따른 결제수요가 있어 1,285원은 버티는 장세였다"며 "달러/엔이 119엔을 지지하면 1,283원도 지탱이 되나 추가상승하게 되면 1,290원도 조심스레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재료 고갈 = 달러/엔 환율이 지난주 말에 비해 별다른 변화없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을 비롯, 수급상 환율을 움직일만한 요인도 없는 하루였다.
달러/엔은 지난주 말 뉴욕장에서 119.19엔에 마감했으며 이날 오전 도쿄장 초반 비슷한 수준을 거닐다가 구로다 발언을 계기로 119.45엔까지 올라섰다가 일본 업체들의 달러매도로 119엔이 붕괴되기도 했다.
구로다 일본 재무성 국제담당차관은 "유로화 약세는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달러, 엔에 대해 유로가 지나치게 약한 상태"라며 "유심히 외환시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엔은 오후 들어 유로화 강세와 일본은행 부총재의 디플레이션 우려 발언에 힘입어 소폭 오름세를 타 저항선인 119.50엔까지 올라서기도 했으나 119.40엔선을 주무대로 했다. 유로/엔은 오전중 101엔선 초반에서 중반으로 올랐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로화 매입기대감과 뒤젠베르크 ECB총재 발언으로 강세를 보였다. 뒤젠베르크 총재는 이날 싱가포르 국제뱅커스 컨퍼런스에서 "유로화는 시간이 지나가면서 잠재적인 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ECB는 현재 물가안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은 개장초 달러매도초과(숏) 포지션으로 넘어왔으나 역내 NDF정산관련 매물과 이월 네고물량이 이를 채웠다. 업체들은 의외로 레벨이 오를 때마다 네고물량을 댔으며 1,286원대에 주로 포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외세력은 초반 1억달러 이상의 매수에 나서는 등 달러사자(롱)플레이에 무게를 뒀으며 지난주 외국인 주식순매도분에 대한 역송금수요, 월초 결제수요 등이 이에 가세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지난주 말 NDF환율이 1,288원까지 오른 것을 반영, 지난 금요일보다 0.60원 오른 1,286원에 한 주를 시작했다. 개장 직후 한동안 1,285.50∼1,287원 범위에서 오름세를 보이던 환율은 지난주 마감가를 놓고 공방전을 벌이다 달러/엔이 하락과 물량부담으로 내림세로 돌아서 1,283원까지 저점을 낮춘 끝에 1,283.4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보다 1.10원 오른 1,284.50원에 오후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개장 30여분간 1,284원선에서 지루한 등락을 거듭했다. 이후 달러/엔 움직임을 따라 강보합과 약보합권에서 시소게임을 벌인 와중에 오전 고점인 1,287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보합권내에서 수급공방을 펼치다가 막판 소폭의 오름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287원, 저점은 1,283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4원이었다.
나흘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329억원의 매수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37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순매수규모가 적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없었으며 지난주 순매도분은 역송금수요로 시장에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5억4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56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7억4,110만달러, 4억3,870만달러가 거래됐다. 5일 기준환율은 1,285.3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