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진학시 입학시험을 치르는 비평준화 지역에 비해 무시험 추첨에 의한 평준화지역 학생들의 학업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위 2% 학생들은 평준화로 성적이 약간 떨어졌으나 98%에 이르는 대다수 학생들은 평준화 덕분에 성적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동안 평준화정책이 학력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해 공교육을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기존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자료여서 주목된다.

이같은 사실은 성기선(가톨릭대) 강태중(중앙대) 교수가 전국 5백22개 인문계 고3 이과 학생 10만2천2백62명(평준화지역 5만9천3백52명,비평준화지역 4만2천9백10명)을 대상으로 97년3월과 99년3월의 전국 수능 모의고사 성적 변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이 분석에 따르면 평준화지역 학생의 성적은 비평준화지역 학생보다 3점 더 올랐다.

평준화 지역의 학생은 평균 2백29.84점(4백점 만점)에서 2백67.86점으로 38점 오른 반면 비평준화지역 학생은 2백17.28점에서 2백52.51점으로 35점 오르는데 그쳤다.

또 최상위 2.28% 학생들은 평균 3백52.63점으로 평준화지역 학생(3백51.85점)보다 2.78점 높게 나타났으나 대다수인 97.72%는 평준화지역 학생들의 점수가 비평준화지역보다 최대 11.03점까지 높게 나타났다.

교육부 장학관을 지낸 성 교수는 "일부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평준화 정책을 포기한다면 현재보다 더 심각한 입시경쟁과 과외과열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사 결과는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리는 ''지식기반 사회에 비춰본 평준화 정책 검토''세미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