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언론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중 한명은 유타주의 톰 그린(52)이란 사람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주 이 평범한 직장인에 대한 기사를 3회에 걸쳐 가족사진과 함께 대서특필했다.

이채로운 건 등장인물이 36명인 가족사진.

부인 5명과 30명의 자식들이다.

내년에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유타주가 미개국에서나 있을 법한 망신거리인 일부다처제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시범케이스로 그를 재판에 회부해 본의 아니게 ''뉴스메이커''로 떠오른 것이다.

주민의 70% 가량이 모르몬교 신자인 유타주의 일부다처제는 공공연한 비밀.

원래 모르몬의 교리였던 일부다처제를 지금은 교회법이나 실정법에서 모두 금지하고 있지만 아직도 5만명 가량이 일부다처제의 가정을 꾸미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국에서는 수십명이 넘는 부인에 2백명의 자녀를 둔 사람까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부다처제가 화제가 되고 있는 와중에 인구센서스국은 부모와 18세 이하의 자녀가 함께 생활하는 ''정상가정''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지난 60년 전체가정의 45%였던 정상가정의 비율이 80년에 30.2%로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4분의 1 이하인 23.5%로 떨어졌다는 것.

대신 편모가정(7.2%),편부가정(2.2%),여성 혼자 사는 가구(12.2%) 등이 빠르게 늘고 있다.

결혼연령이 높아질 뿐 아니라 결혼하지 않고 동거만 하는 커플도 지난해 5백50만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었다.

사회학자들은 이같은 현상을 "핵가족이 주류를 이루던 가족의 기본형태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한다.

유타주의 일부다처제와는 또다른 의미에서 전통적인 ''일부일처제''가 붕괴되고 있다는 신호다.

변화에 가장 민감한 것은 역시 기업들.

비틀즈 멤버였던 링고 스타,은퇴한 프로농구선수인 찰스 바클리 등 ''스타''들을 모델을 활용하던 온라인증권사 찰스슈왑은 최근 영국 왕세자비였던 ''이혼한 엄마'' 사라 퍼거슨을 내세웠다.

점점 커지는 ''편모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발빠른 기업들에 변화는 항상 기회의 시작인 셈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