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수익성 성장성 등 펀더멘털만으로는 주가를 모두 설명할 수 없다.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는 시점이 일정치 않은데다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업종대표주나 인기 테마주들 중 지명도와 시가총액등에서 ''라이벌'' 종목들을 골라 실적과 주가가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 분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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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의 인기 테마인 보안관련 업체 중 라이벌 종목으로는 퓨쳐시스템과 장미디어를 꼽을 수 있다.

실적만을 놓고 보면 퓨쳐시스템이 앞선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퓨쳐시스템이 실적 성장성 등 투자지표 만을 놓고 볼 때 현재 보안 관련주 중에서 경쟁력 1위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의 상승탄력은 동종 테마 업체인 장미디어에 뒤진다.

지난달 24일부터는 시가총액에서마저 장미디어가 퓨쳐시스템을 앞서기 시작했다.

회사 펀더멘털과 시장평가와의 괴리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시장의 평가=장미디어는 지난 1월2일 2천9백70원으로 출발했다.

당시 시가총액은 2백10억원대로 퓨쳐시스템(7백20억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연초랠리 등 상승장에서 인터넷닷컴주를 대신해 ''선도주''로 부상하며 비상을 시작했다.

정부의 보안산업 육성 정책에 따른 기대감과 ''바이러스 출현'' 등 사업내용과 무관한 재료도 상승 탄력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 4월 중순께는 5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퓨쳐시스템은 선도주 역할을 장미디어에 내주며 상대적으로 저조한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21일 현재 장미디어는 시가총액이 2천1백44억원대로 퓨쳐시스템(1천8백99억원)을 제치는 등 시장평가에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경영지표 등의 비교=수익성과 성장성 등에서는 퓨쳐시스템이 앞서고 있다.

퓨쳐시스템은 지난해 매출액 1백89억원,영업이익 48억원의 성적을 올렸다.

주당 매출액 비중(PSR) 기준으로 단순 추정하면 퓨쳐시스템의 시가총액이 적어도 장미디어의 4배는 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쟁력에서도 퓨쳐시스템은 VPN시장점유율이 60∼80%로 추정되는데 비해 장미디어는 PKI분야 후발업체 중 하나에 불과하다.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퓨쳐시스템과 장미디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35배와 2백76배에 달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올해 예상실적 기준 장미디어의 PER가 1백배에 달할 정도로 고평가됐다고 분석했다.

퓨쳐시스템의 PER는 18.9배로 추정했다.

◇각 증권사 투자의견=시장과는 달리 장미디어에 대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대우증권은 장미디어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 이하(Market Underperform)로 제시하고 있다.

퓨쳐시스템은 시장수익률 또는 중립 등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굿모닝 등 일부 증권사는 최근 들어 장미디어를 분석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