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이 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73년 4월 상장이래 28년 만에 처음으로 주가가 5만원선을 돌파하는 등 연일 기염을 토하고 있다.

10일 태평양은 전날보다 9.36% 오른 5만1천4백원에 마감됐다.

지난 4월26일 4만4백원을 기록한 이후 10일 만에 27.2%나 급등했다.

최근 태평양의 주가상승을 이끌고 있는 수급상 가장 큰 요인은 외국인 매수세.외국인은 5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3월초만 해도 20%대에 머물던 지분율을 35.1%까지 끌어 올렸다.

외국인들이 이처럼 태평양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구조조정 완료에 따른 실적호전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올 1·4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21.1% 증가한 2천4백40억원,영업이익은 36.2% 늘어난 5백80억원을 기록했다.

최고가 제품인 설화수·헤라의 유통 경로인 방문판매와 백화점 판매에서 지난해보다 20∼30%의 매출 증가율을 보인 것이 주효했다.

특히 순이익은 4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여 무려 91% 이상의 증가율이 예상된다.

태평양 관계자는 "판매 증가는 물론 지난 5년간 부실계열사를 과감히 떨어낸 구조조정 덕에 수익구조가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주주와 외국인 보유지분을 빼면 유통물량이 20%안팎에 불과한 점도 주가상승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태평양의 지분 구조는 서성환 회장·서경배 사장 등 오너일가가 47.1%,외국인 35.1%씩이며 여기에 기관 보유물량까지 합하면 개인들이 거래할 수 있는 물량은 최대 5% 정도에 불과하다.

대우증권 임진균 연구위원은 "펀더멘털상으로 보면 기업가치가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된 것 같다"며 "최근 내수 대표주를 대상으로 이종목,저종목 옮겨다니는 외국인들의 투자 패턴이 향후 주가에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