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기준 물가상승률 ''최근 추세파악에 적합'' ]

물가가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올 1.4분기중 소비자물가가 작년 같은기간보다 4.2% 오른데 이어 4월에는 29개월만에 처음으로 5%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은 말(末)대비, 전월비, 전년동기비 등으로 나눠 측정할 수 있다.

말대비는 현재의 물가수준을 전(前)년 말과 비교할 때 사용한다.

현재의 물가수준을 바로 전달과 비교하는 전월비 상승률은 최근의 물가추세를 알아보는데 적합하다.

반면 계절요인(예:매년초 농한기에 농수산물 공급물량이 줄거나 공공요금.등록금 등이 올라 물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하는 것)에 따라 등락폭이 커지는게 단점이다.

미국에선 해마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계절요인을 조정한 전월비 상승률을 통계치로 사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

국내에서 통상 ''물가가 몇% 올랐다''고 할 때는 전년동기비 물가상승률을 말한다.

물가를 1년전과 비교하는 만큼 ''계절 차이''로 비롯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의 물가추세를 제대로 반영치 못하는게 단점이다.

예컨대 올들어서는 물가가 오르지 않았더라도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착시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이달 물가지수가 지난 4월(126.5)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가정해 보자.

이 경우 이달의 전월비 물가상승률은 0%다.

하지만 작년 5월 물가지수(120.0)와 비교한 전년동기비 상승률은 5.4%를 기록, 지난달의 전년동기비 상승률인 5.3%보다 0.1%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현상은 작년 5월 물가지수(120.0)가 전달인 작년 4월(120.1)보다 0.1포인트 떨어져 전월비 물가상승률이 0.1% 하락했기 때문에 발생한다.

실제 이달 물가는 오르지 않더라도 1년전 물가가 전달보다 떨어져 올해 전년동기비 물가상승률은 ''기술적으로 반등''한 것이다.

올 6월 이후에도 물가가 4월 수준에 머물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렇게 되면 우선 올 하반기중 전월비 물가상승률은 계속해서 0%를 기록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년동기비로도 2∼4%대를 기록, 올 1∼4월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다.

작년 5월(물가지수 120.0)이후 9월(123.8)까지 물가지수가 가파르게 올랐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중 공공요금이 안정되고 작년 하반기의 물가 급등에 따른 ''기술적 반락효과''까지 더해지면 올해 물가상승률(근원인플레이션율 기준.소비자물가에서 곡물 이외의 가격변동이 심한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 관리목표인 2∼4%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환율이다.

달러당 1천3백원대에서 환율이 장기간 머물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물가는 4%대 후반의 높은 수준을 나타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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