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폭등기에 환차익도 얻고 이자도 짭짤했던 거주자외화예금의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

최근 환율이 급속히 안정된 데다 금리도 상당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조흥·한빛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의 3개월 정기외화예금 금리는 작년말 연 6.65%에서 4월말 연 4.41%로 2.24%포인트 떨어졌다.

91일 만기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가 지난달 말 연 5.92%였던 것과 비교하면 1.5%포인트 이상 낮은 것이다.

작년말에는 이 차이가 0.2%포인트에 불과했었다.

각 은행의 외화예금 금리는 △한빛이 작년말 6.8%에서 4.74%로 △외환이 6.74%에서 4.39%로 △신한이 6.42%에서 4.27%로 각각 내렸다.

이는 은행들이 외화예금 금리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국제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들어 4차례나 금리를 내리면서 대표적 국제금리인 리보(Libor)금리가 작년말에 비해 2%포인트 낮아졌다.

외화예금은 최근 원화환율이 달러당 1천3백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환차익을 기대하기도 어렵게 됐다.

지난달초 원화환율이 달러당 1천3백65원까지 급등했을 때 외화예금가입자들은 적지 않은 환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은행 관계자는 "환율 불안기엔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 등 개인고객들에게도 외화예금이 큰 인기를 끌었다"며 "그러나 최근 환율이 안정된 데다 금리도 떨어져 유리한 점이 많이 줄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말 은행들의 외화예금잔액은 1백11억7천만달러에 달했다.

이중 15% 정도는 개인고객이고 나머지 85%는 수출입거래를 하는 기업고객이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