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The Producers)''란 뮤지컬이 시작부터 역대 흥행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뉴욕 브로드웨이를 열광시키고 있다.

이 작품은 미국의 전설적인 영화제작자이자 작가로 평가받는 멜 브룩스가 지난 68년 만들었던 같은 제목의 코믹영화를 뮤지컬로 개작한 것으로 브로드웨이 연극계를 풍자한 내용이다.

지난 19일 44번가와 브로드웨이가 만나는 곳에 있는 세인트 제임스 극장에서의 상연 첫날 무려 3백만달러 이상의 티켓 판매(예매포함)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하루 입장권 판매의 최고 기록은 1997년 11월 뮤지컬 ''라이온 킹''이 세운 2백70만달러였다.

프로듀서의 입장료는 가장 좋은 자리가 1백달러로 브로드웨이 뮤지컬 입장료 사상 처음 1백달러를 넘는 기록도 경신했다.

브로드웨이 제작자들은 프로듀서가 총 흥행기록 1위를 빼앗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얘기한다.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는 뮤지컬은 통상 3백만~4백만달러의 흥행이 이뤄지면 제작자들이 만족하는 수준이다.

''미스사이공''이나 ''오페라 유령'' 등 유명 뮤지컬의 경우 흥행 총액은 1천8백만~2천만달러선에 달한다.

1천50만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될 예정인 프로듀서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앞으로 35주 만에 투자금액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 뮤지컬의 제작자 중 한명인 톰 비에텔은 "상연 첫 날에는 십분마다 5만달러 정도의 티켓이 판매됐다"며 "브로드웨이 역사상 이같은 흥행은 본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현재 암표상들은 프로듀서의 입장권을 장당 3백50달러에 팔고 있는데 이는 지금까지 가장 높았던 라이온 킹의 1백50달러보다 두배가 넘는 금액이다.

미국 경기가 어려워지는 시점에 대성공을 거둠으로써 뉴욕타임스 등 언론들로부터 라이온킹이나 오페라 유령의 성공을 훨씬 능가하는 ''44번가의 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프로듀서는 벌써부터 올해 토니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뮤지컬 평론가들은 이같은 대성공의 원인에 대해 여러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프로듀서가 상영되는 세인트 제임스극장의 소유주인 폴 리빈은 "뉴욕의 독특한 문화 중 하나가 바로 경기침체에 대한 반항"이라며 "뉴욕사람들은 경기가 나쁠 때도 좋은 문화작품을 감상하는데 결코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33년 전에 상영된 옛날 영화에 대한 향수와 나탄 레인와 매튜 브로데릭 등 유명 배우가 출연한다는 점 등도 성공이유로 꼽히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