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현 기자의 '책마을 편지'] '음유시인 조르주 무스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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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강의 생루이 섬에서 음유시인 조르주 무스타키(67)를 만났습니다.
노트르담 대성당이 마주 보이는 생 루이로(路) 26번지.
오래된 고급주택가 5층에 도착하니 안에서 피아노 소리가 은은하게 흘러나왔습니다.
30여년째 이곳에 사는 그는 색바랜 청바지와 스웨터 차림으로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등받이 없는 둥근 나무 의자에 앉아 조용조용 얘기를 나누면서 보니 은발머리와 흰 수염 사이로 홍조 띤 소년의 얼굴이 맑게 비쳤습니다.
''고독과 함께 있으니 난 결코 외롭지 않네…''
그의 샹송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윽하면서도 감미로운 멜로디와 영혼의 현을 건드리는 그 음색을 잊지 못하지요.
그의 음악은 깊은 우물에서 나오는 울림 같아서 여운도 깁니다.
그의 인생 또한 그렇습니다.
그리스 국적인 그는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났습니다.
지중해의 아름다운 항구도시지요.
책방을 경영하던 아버지는 그에게 건축가가 되라고 했지만 그는 음악과 시에 심취했습니다.
대학입학시험에 합격한 뒤 1주일간의 파리 여행을 계기로 그는 파리의 누나 집에 눌러 앉았지요.
시 낭송과 토론이 열리는 클럽에서 가난한 무스타키는 많은 샹송가수들을 만나곤 했습니다.
그는 스무살에 결혼했다가 실패하고 벨기에의 브뤼셀로 떠났습니다.
돌아올 여비가 없어 기타를 안고 술집을 돌아다니던 중 한 재즈바에서 노래를 부르게 됐지요.
그 때의 일들이 최근 펴낸 자전소설 ''부쉐 거리''에 잘 그려져 있습니다.
그는 "살인사건만 빼고 모두 실화"라며 웃었습니다.
거리의 여자들과 보헤미안,불량배와 매춘,경찰과 도둑 등 그의 눈에 비친 50년대의 풍경들이 소설 속으로 흘러갑니다.
브뤼셀에서 돌아온 뒤에도 몇년간은 무명가수로 고생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전설적인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를 만나게 되지요.
몽파르나스 클럽에서 노래하는 젊은 청년을 말없이 주시하던 여인.
이브 몽탕과의 이별 뒤에 쓸쓸해하던 그녀는 무스타키를 기타 반주자와 백코러스 가수로 영입했습니다.
둘은 연인이 되었고 그가 만든 곡을 에디트 피아프가 불러 히트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 사랑도 덧없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그는 문학에 더 매료됐고 그리스 시인들의 작품을 번역하기도 했지요.
"저는 시를 노래로 부르는 게 좋아요.
어릴 때부터 시에 무척 끌렸지요"
커피에 설탕을 넣어주며 그는 시인 랭보와 보들레르,베를레느를 특히 좋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음악과 문학을 넘나드는 노 음유시인의 예술혼이 센강 물빛에 반사돼 반짝거렸습니다.
85년부터 한국을 몇번 다녀간 그는 공연요청만 있으면 언제든 다시 방문하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참으로 아름답게 늙어가는 한 예술가의 삶과 육성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빨리 오기를 기대합니다.
파리에서 kdh@hankyung.com
노트르담 대성당이 마주 보이는 생 루이로(路) 26번지.
오래된 고급주택가 5층에 도착하니 안에서 피아노 소리가 은은하게 흘러나왔습니다.
30여년째 이곳에 사는 그는 색바랜 청바지와 스웨터 차림으로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등받이 없는 둥근 나무 의자에 앉아 조용조용 얘기를 나누면서 보니 은발머리와 흰 수염 사이로 홍조 띤 소년의 얼굴이 맑게 비쳤습니다.
''고독과 함께 있으니 난 결코 외롭지 않네…''
그의 샹송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윽하면서도 감미로운 멜로디와 영혼의 현을 건드리는 그 음색을 잊지 못하지요.
그의 음악은 깊은 우물에서 나오는 울림 같아서 여운도 깁니다.
그의 인생 또한 그렇습니다.
그리스 국적인 그는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났습니다.
지중해의 아름다운 항구도시지요.
책방을 경영하던 아버지는 그에게 건축가가 되라고 했지만 그는 음악과 시에 심취했습니다.
대학입학시험에 합격한 뒤 1주일간의 파리 여행을 계기로 그는 파리의 누나 집에 눌러 앉았지요.
시 낭송과 토론이 열리는 클럽에서 가난한 무스타키는 많은 샹송가수들을 만나곤 했습니다.
그는 스무살에 결혼했다가 실패하고 벨기에의 브뤼셀로 떠났습니다.
돌아올 여비가 없어 기타를 안고 술집을 돌아다니던 중 한 재즈바에서 노래를 부르게 됐지요.
그 때의 일들이 최근 펴낸 자전소설 ''부쉐 거리''에 잘 그려져 있습니다.
그는 "살인사건만 빼고 모두 실화"라며 웃었습니다.
거리의 여자들과 보헤미안,불량배와 매춘,경찰과 도둑 등 그의 눈에 비친 50년대의 풍경들이 소설 속으로 흘러갑니다.
브뤼셀에서 돌아온 뒤에도 몇년간은 무명가수로 고생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전설적인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를 만나게 되지요.
몽파르나스 클럽에서 노래하는 젊은 청년을 말없이 주시하던 여인.
이브 몽탕과의 이별 뒤에 쓸쓸해하던 그녀는 무스타키를 기타 반주자와 백코러스 가수로 영입했습니다.
둘은 연인이 되었고 그가 만든 곡을 에디트 피아프가 불러 히트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 사랑도 덧없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그는 문학에 더 매료됐고 그리스 시인들의 작품을 번역하기도 했지요.
"저는 시를 노래로 부르는 게 좋아요.
어릴 때부터 시에 무척 끌렸지요"
커피에 설탕을 넣어주며 그는 시인 랭보와 보들레르,베를레느를 특히 좋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음악과 문학을 넘나드는 노 음유시인의 예술혼이 센강 물빛에 반사돼 반짝거렸습니다.
85년부터 한국을 몇번 다녀간 그는 공연요청만 있으면 언제든 다시 방문하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참으로 아름답게 늙어가는 한 예술가의 삶과 육성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빨리 오기를 기대합니다.
파리에서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