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만 되면 안과를 찾는 환자수가 부쩍 는다.

십중팔구 봄바람에 날리는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성 결막염이거나 황사먼지에 의한 눈병 때문이다.

가뜩이나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에 이같은 골칫거리들은 눈에 좋을게 하나도 없다.

더욱이 이런 안과질환은 단기간에 깨끗이 나을만한 뾰족한 방법이 없고 보조적 수단인 약에 의지하는게 치료의 전부다.

요즘 유행하는 봄철 안과질환의 원인 예방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종류 =크게 셋으로 나뉜다.

우선 고초열성 결막염은 겨우내 많아진 집안의 먼지나 애완동물의 털, 이것들을 먹고 사는 집먼지진드기, 봄철부터 날리기 시작하는 꽃가루 등이 공중에 날아다니면서 눈을 자극할때 나타난다.

눈이 가렵고 충혈되며 눈꺼풀 안쪽에 오돌도돌한 돌기가 돋는다.

흰자위가 핑크빛으로 충혈되며 가려움증이 심한데 이를 참지 못하고 비비다보면 결막에 물이 차 부종이 된다.

심하면 끈끈하고 실같은 점액성 분비물이 나온다.

둘째 춘계각결막염은 봄마다 반복돼 나타난다.

아토피 체질인 어린이와 젊은 성인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고초열성 결막염의 증상 외에 검은 자위까지 각막염이 번져 눈이 부실수 있다.

심한 경우 윗눈꺼풀 안쪽이 자갈밭처럼 울퉁불퉁한 거대유두상 비대가 나타난다.

아토피성 각결막염은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20~60대 환자에게 발생한다.

증상은 춘계각결막염과 비슷하나 계절을 타지 않고 나은 뒤에도 검은 자위나 흰자위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수 있다.

<> 황사에 의한 결막염 =황사속 미세먼지에는 석영 알루미늄 구리 카드뮴이나 납 등의 유해 성분이 들어 있어 결막에 염증을 일으킨다.

알레르기 결막염이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감염의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사람들은 먼지가 콘택트렌즈에 부착되어 렌즈가 망가지든가 각막에 상처를 주어 각막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황사먼지가 각막을 자극하여 눈이 충혈되고 이물감이 느껴지며 분비물이 나오기도 한다.

심하면 각막상피가 벗겨져 눈물흘림이나 눈부심,통증이나 출혈을 일으킬수 있다.

<> 봄철 눈병의 예방 =눈을 자극하는 원인물질을 피함으로써 예방하는게 최선이다.

환자 스스로 언제 어디서, 어떤 동물이나 물건을 접했을때 가려움증이 심해졌는지 찾아내어 원인물질을 가려내고 회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급적 외출과 야외활동을 줄이고 외출시에 눈에 밀착되는 선글라스를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밖에서 돌아오면 즉시 눈을 깨끗한 생리식염수로 닦고 가급적 안경을 쓰며 콘텍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더욱 세심하게 소독해야 한다.

눈병이다 싶어 환자 임의로 안약을 넣거나 소금물로 씻는 것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가볍게 가려울 때는 하루 4~8회 3분씩의 냉찜질이 효과적이다.

가렵다고 마구 비비면 증상만 악화될 뿐이다.

<> 치료 =이들 봄철 눈병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고 나이가 들수록 증상도 가볍고 드물게 나타난다.

그러나 증상을 줄이고 병이 오래 지속돼 생기는 합병증을 줄이기 위하여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국소적으로 부신피질호르몬제제의 점안액 및 현탁액을 1~2시간 간격으로 넣고 안연고도 취침전에 점안한다.

그러나 이들 제제는 장기간 사용하면 헤르페스성 각막염, 진균성 각막궤양, 백내장 또는 녹내장을 유발할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성 천식 또는 비염에 사용되는 4%짜리 크로몰린소듐 안약은 부작용도 적고 치료 효과도 좋아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밖에 항히스타민제 및 혈관수축제의 복합제제가 사용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 도움말=이하범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안과 교수 (02)2224-2274, 김진국 강남밝은세상 안과 원장 (02)501-6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