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만 나가면 무의식적으로 액셀을 밟게 되요. 순간적으로 과속감시 카메라를 지나칠 때서야 "아차"하고 페달을 놓지만 이미 5만원짜리 벌금통지서는 출발한 상태죠"

온라인 티셔츠 브랜드인 티앤셔츠의 김영남 사장(40세)은 나이나 외모답지 않게 스피드를 즐긴다.

물론 무리한 차선변경보다는 직선로 질주 스타일이긴 하지만...

그의 차력은 프라이드 엘란트라 쏘나타 프린스 그랜저XG로 11년간 이어진다.

가장 갖고 싶은 차가 BMW라고 순진하게 말하는 그를 주위 사람들이 카마니아라고 선뜻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자동차를 삶의 동반자처럼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의 책상 가장 가까이에는 닳아서 너울거리는 카탈로그가 잔뜩 쌓여 있다.

김 사장이 자동차를 처음 구입하기 훨씬 전부터 모아온 자동차 카탈로그다.

현대자동차 포니와 스텔라에서 시작해 각종 수입차까지 없는 것이 없다.

수집만 해놓은 게 아니라 얼마나 보았던지 카탈로그가 다 해어질 정도다.

쇼핑을 아이쇼핑으로 대신 하는 것처럼 카탈로그로 대리만족을 얻는걸까.

그러나 김사장은 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여러 자동차 디자인을 통해 자신의 창작아이디어를 얻어내고 있다.

외관의 세세한 곡선과 실내의 인테리어 등을 통해 티셔츠와 광고 디자인을 연출하고 있다.

정신없이 바쁜 사업 활동중에서도 모터쇼와 시승회 같은 자동차관련 이벤트가 있으면 빠지지 않고 찾아다닌다.

김 사장은 지금의 그랜저XG를 언젠가는 BMW로 바꿀 계획이다.

국산차처럼 디자인을 자주 바꾸지 않고도 모던하면서 심플한 디자인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점이 BMW를 최후의 동반자로 선택한 이유라고.

"BMW의 디자인 철학을 사업에 접목시켜 승부하겠다"며 수줍게 웃는 그는 마지막으로 "티앤셔츠 사이트에 있는 동아리 매거진에 자동차동호회를 새롭게 만들고 고객들에게 예쁜 캐릭터로 디자인된 차량용 스티커를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