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불안에 금융·외환시장 불안까지 겹치면서 한국 기업으로 몰려들던 외국인들의 발길이 부쩍 뜸해졌다.

6일 산업자원부는 3월 중 외국인 직접투자 실적(신고기준 잠정치)이 8억달러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9억8천9백만달러)에 비해 19.1% 줄어든 수준이다.

3월 중 투자 유치 건수도 3백40건으로 전년 동월(3백88건)보다 12.4% 감소했다.

산자부는 올 1·4분기의 명목상 전체 투자실적은 45억6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억3천9백만달러보다 6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으나,실제로는 작년 수준의 절반 가량으로 뚝 떨어졌다고 밝혔다.

지난달 SK(주)와 SK글로벌이 SK텔레콤 지분 14.5%를 29억6천만달러에 케이만군도(조세회피지역)의 시그넘Ⅸ에 매각한 데 따른 특별 실적을 뺀 실제 투자유치액은 15억4천6백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4%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외국인들의 한국 투자 외면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 구조조정을 마무리짓고 경기를 조기 회복시키겠다는 정부의 정책 구도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국과 일본계 투자자들이 한국 진출에 앞장서 왔으나 최근 이들 국가의 경기가 불투명한 상태여서 외국인 투자유치를 되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종건 산자부 투자진흥과장은 "최근 원·달러 환율 불안과 노사관계 악화 조짐 등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가 주춤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시장 안정을 비롯해 전반적인 투자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