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가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자 주가하락 원인을 놓고 논란이 심하다.

한 국가의 경제여건을 반영하는 얼굴이 주가라는 종전의 주가결정이론대로라면 하락세가 멈춰야 하는데 주가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월가에서는 주가결정에 있어 심리적 측면을 중시하는 조지 소로스의 자기 암시이론 혹은 재귀가설과 같은 새로운 이론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주가결정이론 바뀌나=최근에 발표되고 있는 경기지표를 보면 미국경제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달 117로 2월의 109.2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같은 달 전국구매자관리협회(NAPM)지수도 43.1로 당초 예상선인 41.4보다 높게 나왔다.

그럼에도 주가는 경기를 미리 반영한다는 종전의 관념을 깨고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주가도 경제여건을 감안한 적정수준에 비해 현재 주가가 너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기암시이론으로 본 한미 증시 진단=통상적으로 한 국가의 경기 침체국면이 지속되면 투자가들 사이에는 경제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점차 투자가들의 심리도 ''낙관''쪽으로 쏠리면서 주가상승 속도가 경제여건의 개선속도보다 빨라지는 1차 소상승기를 맞는다(AB).

1991년 3월 미국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한 후 1994년말 멕시코 사태 이전까지가 이 국면에 해당된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주가상승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면서 ''낙관''쪽으로 기울었던 투자가들의 쏠림현상이 흐트러진다.

결국 향후 주가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얽히면서 맴돌이 국면을 맞게 된다(BC).미국증시에서는 페소화 사태 이후 짧게는 1년,길게는 1997년까지 기간이다.

이때 경제여건이 뒤따라 주느냐가 중요하다.

만약 경제여건이 뒷받침해주면 투자가들의 심리가 재차 ''낙관''쪽으로 쏠리면서 주가는 대세상승국면을 맞게 된다(CD).

물론 이때 악재가 나온다 하더라도 시장이 자체적으로 이를 흡수해 주가흐름에는 장애요인이 못된다.

1998년(혹은 96년) 이후 지난해 3월까지 기간이다.

문제는 어느 순간에 거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한동안 ''낙관''쪽으로 쏠렸던 투자가들의 심리가 흐트러진다는 점이다(DE).과거와 달리 이때는 각종 악재에 대해 투자가들은 과민하게 반응한다.

특히 최근처럼 기업들의 실적이 받쳐 주지 못하면 투자가들의 심리가 ''비관''쪽으로 쏠리면서 주가는 경제여건보다 더 떨어지는 과잉조정국면을 맞게 된다(EF).

경우에 따라서는 투자가들은 심리적인 공황(panic)을 맞을 수 있다.

현재 미국 증시는 바로 이 국면에 해당된다.

보는 시각에 따라 논란이 있을 수 있겠으나 현재 한국 증시도 이 국면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향후 주가전망=앞으로 과잉조정국면만 지나면 1차 소상승기(AB)에 다시 진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월가에서는 늦어도 올해안에는 이 시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물론 최근 들어 한국 증시의 미국 증시 동조화 정도가 약화되고 있고 경기순환상의 위치에도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세계 증시에서 미국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안에 미국 증시가 상승국면에 접어든다면 한국 증시도 점차 상승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