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의 분식회계는 기업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공공연한 비밀''로 돼 있다.

생존을 위해 부실을 감추려는 분식이 있는가 하면 이익을 숨기기 위한 분식도 있다.

정치 사회적 분위기나 묵은 관습이 회계장부를 똑바로 쓰는 데 걸림돌이 된 측면도 있다.

분식회계의 유형과 실태를 알아본다.

◇ 분식회계(Accounting Fraud)란 =재무제표를 사실과 다르게 보고해 이해관계자를 속이려는 경영자의 고의적인 행위를 말한다.

좁게는 기업이 회사의 실적을 좋게 보이기 위해 고의로 자산이나 이익 등을 부풀려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익을 부풀리는 것을 분식회계,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이익을 줄이는 것을 역(亦)분식이라고 말한다.

◇ 분식회계 유형은 =분식회계의 유형은 대체로 7가지로 나뉜다.

①수익을 조기에 실현하기 ②가공의 수익을 기록하기 ③일시적으로 이익을 부풀리기 ④올해의 비용을 다음 연도로 넘기기 ⑤부채 숨기기 ⑥올해의 이익을 내년으로 넘기기 ⑦미래의 비용을 올해 비용으로 처리하기 등이다.

대부분 재고 자산과 부채 매출액 계정, 이익과 비용항목 등이 주로 쓰인다.

◇ 분식회계 사례는 =지난 97년한보철강이 6천억원 가량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사실이 금감원에 의해 적발됐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91년부터 97년까지 전산장부를 조작해 가공의 할부수익을 계상했다.

또 차입금을 매출채권과 상계처리하는 수법으로 3조1백48억원의 분식결산을 했다.

지난해 드러난 대우 계열사의 분식회계 규모는 무려 22조여원에 달한다.

부외부채와 재고자산 과대계상 등의 방법이 주로 쓰였다.

최근 동아건설은 회사 회생을 위해 스스로 7천억원대의 분식결산을 했다고 주장했다.

동아건설의 경우 매출액 과대계상으로 검찰에 통보된 상태다.

◇ 금감원의 감리결과 =금감원 관계자는 "상장회사 3개 가운데 1개 꼴로 분식회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다만 금감원의 감리 인력이 부족해 감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분식결산이 밝혀지지 않았을 뿐이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