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나스닥 발 폭풍과 외환시장 불안 등 끊이지 않는 악재로 500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6일째 급락하며 연중최저치를 하루만에 경신했다.

장중엔 일시나마 5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그동안 지지선 역할을 했던 520선이 무너지면서 500대 초반으로 주저앉자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증시 주변상황도 부정적인 방향으로 쏠리고 있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4일이 국내 증시의 향배를 결정할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3일 500선은 지켜졌지만 미국 나스닥 시장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국내시장의 하락추세는 보다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500선에 대한 지지력이 강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전 저점인 480선까지 조정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낙폭과대를 기대한 저가매수세의 출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잇따른 악재=전날 미국 나스닥지수는 1,800선이 무너지면서 지난 98년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공업평균주가도 급락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잠잠해진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불안요인은 잠재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출은 감소하고 있으며 금리는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1천억원 이상 순매도하면서 주가하락을 부채질했다.

증시 주변여건이 주가에 부정적인 쪽으로 쏠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김경신 리젠트증권 이사는 "전저점을 깬 미국 나스닥 지수가 기술적 반등을 보일지 주목해야 한다"며 "1,780을 깨고 내려가면 더욱 힘든 국면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구매관리자협회지수가 소폭 상승했지만 실물지표의 추세변화가 나타나야 할 것"이라며 "나스닥 지수의 저점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지지선은 어디인가=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현재의 500선은 지지력이 훨씬 약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황창중 팀장은 "500선에 대한 지지여부는 불투명하다"며 "대외여건이 추가적으로 나빠지지 않는다고 전제하면 당분간 480∼500선에서 지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00선이 무너질 경우 450선까지 생각해야 할 국면"이라며 "의미 있는 지지선을 밑으로 깨고 내려간다면 상당폭의 하락을 예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신 이사는 "일시적으로 500선 아래로 내려갔지만 복원력은 강했다"며 "하지만 500선을 뚫고 내려갈 경우 지지선은 사실상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당분간 500선에 대한 지지는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투자전략=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셀 코리아''에 나섰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설명한다.

주가의 추가하락 여부보다는 환율불안으로 인한 환리스크 차원에서 매도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특히 나스닥시장의 급락과 500선에 대한 지지가 불투명해 심리적 투매가 겹친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추가하락을 염두에 둔 보수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종우 팀장은 "현 장세는 투자전략을 세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식비중을 줄여가면서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장인환 사장은 "외국인 매도공세의 시작에 서있던 은행주가 바닥을 잡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가격조정은 이뤄진 것으로 판단되지만 기간조정은 길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