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경력자 대신 MBA(경영학 석사) 신참을 찾아라''

증시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신출내기 MBA 채용에 눈을 돌리고 있다.

막대한 돈을 요구하는 경력자들의 채용을 줄이고 잠재력 있는 ''저가 인재''를 뽑아 회사의 장기 성장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골드만삭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데이비드 비니아르는 지난주 1·4분기 실적전망을 발표하면서 "캠퍼스 고용은 골드만삭스의 미래"라고 강조하고 "경력자의 채용을 과감하게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 분석가를 지내다 소이퍼컨설팅을 설립한 래이 소이퍼는 "경력자들의 몸값이 ''견습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월등히 높아 MBA 신출내기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0년도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졸업생들의 평균 연봉은 기본급여 8만3천달러(1억7백만원)에 보너스 2만달러 정도다.

상위 투자은행에 근무하는 1997년 졸업생들의 연봉인 45만∼50만달러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증시 침체로 업계의 스카우트 경쟁이 시들해진 것도 경력자의 채용을 기피하게 만드는 이유다.

지난해부터 기업인수·합병(M&A)이 격감하면서 고급인력 수요가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1990년대에 무려 74%나 인원을 늘렸으며 현재 뉴욕증권거래소 회원사의 직원수는 36만5천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증시 및 M&A 시장이 침체되면서 투자은행들은 인력 축소 등 대대적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