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IBRD)은 한국 정부가 예산균형을 목표보다 4년이나 빨리 달성한 만큼 재정완화책을 펼 여지가 충분하다며 섣부른 금융완화로 시중은행의 수지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또 대우차 처리와 현대전자 회사채 신속인수 등의 기업 부문 처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 불안의 핵심인 만큼 기업구조조정을 잘 진행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29일 아시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4.5%에 그친뒤 내년에는 5.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현재 세계경기 둔화에 취약한 상태이며 구조개혁을 적극 추진하지 않으면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은 "아시아 각국의 양대 수출지역인 미국과 일본이 경기둔화를 겪고 있어 아시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구조개혁만이 세계경기 둔화에 대한 충격을 완화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 수요의 급격한 둔화라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은행은 "한국 경제는 99년과 지난해 상반기까지의 급속한 확장 이후 내외적 요인이 겹치면서 지난 몇달간 침체를 겪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 도.소매 매출 성장률이 계속 하락하면서 국내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된 점을 지적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