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본 신도시에 사는 김철수(39)씨는 4호선으로 시청역까지 출근할때 따로 지하철 티켓을 사지 않는다.

019 휴대폰 가입자인 그는 개찰구에 휴대폰을 갖다대는 것으로 지하철 요금을 치룬다.

019는 휴대폰으로 지하철 요금을 낼수 있는 "이지패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늘따라 그의 발걸음은 가볍다.

보유중이던 주식이 최근 급등하자 팔 것인가,더 갖고 있을 것인가 고민하던 그는 어제 오후 거래처에서 업무를 끝내고 휴대폰으로 해당 종목의 하루 장중그래프를 조회하고는 휴대폰 클릭만으로 매도해 버렸다.

그 종목 주가는 30분만에 5%가량 급락했다.

그는 무선인터넷 주식거래 서비스를 이용하기 정말 잘했구나는 생각을 다시한번 해본다.

점심시간이 지나가자 휴대폰 폴더를 열고 최신 개봉영화 일람을 스크린한 뒤 일요일 오후 1시경에 시작하는 영화 티켓 2장을 샀다.

시간이 좀 남자 이번에는 경매사이트로 들어갔다.

아내가 평소 갖고 싶어하던 티 테이블을 10만원에 살 수 있었다.

영화관람에 티테이블이라...

이쯤되면 아내의 서비스도 달라질 거란 생각에 흐뭇하기만 하다.

휴대폰으로 온갖 상품과 서비스를 살 수 있는 "m-커머스"(mobile commerce.무선전자상거래)시대가 도래했다.

아직은 티켓예매,증권거래,경매,교통요금 등을 결제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앞으로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영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프로스트&설리반 자료에 따르면 올해 56억달러 규모인 세계 m-커머스 시장은 2005년에는 4백50억달러로 8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영국의 오범은 올해 3백만명인 한국의 m-커머스 참여 인구가 2005년에는 2천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오범은 또 2003년까지 패킷망서비스,단말기 성능향상,보안.인증시스템 채택 등 여러 기술적 인프라가 갖춰지면 기업간 전자상거래(B2B)로 m-커머스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04년 이후 차세대 영상이동통신(IMT-2000)서비스가 본격화하면 m-커머스가 최대 비즈니스 공간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한다.

물론 숙제도 없지 않다.

국내에선 휴대폰으로 결제할때 보안과 청소년들의 과소비 문제로 3만원을 넘지 않도록 하는 제한이 있다.

수십만원 하는 물품도 휴대폰으로 신용카드번호를 입력하면 결제될 수 있도록 과금체계가 먼저 정비돼야 한다.

컬러화면과 멀티미디어 동영상을 제공하는 단말기가 빨리나와야 m-커머스 콘텐츠도 활성화될 수 있다.

"내손안에 세상이 있다"란 휴대폰 광고카피처럼 손바닥만한 휴대폰으로 모든 걸 처리할수 있는 세상이 멀지 않았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