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디스플레이의 김원대 대표는 당찬 기업인이다.

"국내외시장에서 1등할 수 있는 사업만 골라 승부를 걸고 있다"는 그의 말에 그런 자신감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이미 외산이 장악해온 터치스크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터치(손대는 것)하는 것으로 명령을 인식시킬 수 있는 터치스크린을 회사 설립 1년만인 지난해 양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 것.

3.8인치급을 월40만장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경기도 화성에 완공했다.

김 대표는 "차세대 플라스틱 터치스크린과 이를 모니터에 적용할 때 요구되는 컨트롤러 개발까지 끝냄으로써 터치스크린에 관한 모든 시스템을 일괄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터치스크린용 컨트롤러의 경우 국내 전자북(e북)업체에 로열티를 받고 기술을 이전했다.

터치스크린은 국내기업으론 삼성SDI만이 생산해오던 아이템.

휴대용단말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덩달아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차세대 영상표시장치로 떠오른 유기EL도 개발했다.

오는 10월 2인치 기준으로 월20만개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유기EL은 세계시장에서 일본업계가 주도하면서 시장을 만들어가는 단계에 있다.

컬러색상 구현능력이 뛰어나 IMT2000이 보급되는 시점에서는 STN-LCD를 대체하고 휴대용 컬러영상표시장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김 대표는 "응답속도가 60msec로 빠르고 4천96가지 색상을 구현하는 수동형 컬러LCD(액정표시장치)도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이 LCD는 휴대폰에서 거의 완벽하게 동영상을 처리할 수 있게한다.

강유전성액정표시장치(FLCD)을 향후 주력사업으로 전개하기 위한 원천기술도 확보한 상태다.

김 대표가 이같은 첨단기술을 보유한 것은 오랜 기간 대학의 연구인력과 교류하면서 쌓은 폭넓은 인맥의 도움이 컸다.

그가 창업할 때 서울대의 이신두 교수와 한양대 권오경 교수가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특히 김 사장이 사재를 털면서까지 삼고초려식으로 대기업의 고급인력을 영입한 것도 이 회사 기술력의 밑바탕이 됐다.

경북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아주대에서 기술경영으로 석사과정을 끝내고 연세대에서 법학으로 또 석사과정을 마친 지적재산권 전문가다.

그래서 원천기술이 갖는 파급효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국내외에 특허출원한 원천기술만도 30여건에 이른 것도 원천기술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있기때문이다.

LG전자에서 7년,전자부품연구원에서 1년,고등기술연구원에서 5년을 근무한 경력은 그로 하여금 기술흐름을 꿰뚫는 눈을 갖게 했다.

그가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을 형성하는 아이템에 도전하고 있는 것도 시장이 앞으로 나가는 방향을 간파했기때문이다.

김 대표는 "대기업과 맞붙는 경쟁분야는 가급적 피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며 "남들이 나서지 않은 분야를 찾아 세계 일류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