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學 개론] (1) '시대사적 역할' .. 脫개도국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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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주영 현대명예회장의 기업경영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려는 "정주영學"바람이 일고 있다.
서울대학교가 다음 학기부터 "정주영과 현대그룹"이라는 부제를 단 경영학특강을 개설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한국경제의 발전을 이끌어온 정 회장의 경영철학과 업적을 제대로 연구하고 평가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서울대 경영대와 공동기획으로 "정주영學개론" 시리즈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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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성 < 서울대 경영대학장 >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의 별세는 우리에게 세가지 측면에서 과거와 오늘,그리고 미래를 생각하게 한다.
첫째 경제사적 시각에서는 1960년대에 시작된 개발연대가 막을 내리고 선진국을 향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기업사적 시각에서는 한국경제를 이끌어온 창업자 주도형 재벌체제가 끝나고 전문경영자가 기업을 이끄는 시대가 다가왔다는 의미를 가진다.
셋째 인물사적 시각에서는 영웅과 거인의 시대가 가고 보통사람과 조직의 시대가 왔음을 의미한다.
1990년대 초반 미국의 마이클 포터가 제시한 다이아몬드 모델에서 출발한 국가경쟁력 이론에 의하면 한 국가가 후진국에서 개발도상국,중진국을 거쳐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적 자원의 내용이 순차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한다.
근로자밖에 없는 후진국이 개도국으로 변신하려면 비전을 가진 정치지도자와 강력한 집행력을 가진 행정관료가 필요하고,개도국이 중진국으로 나아가려면 모험정신을 가진 창업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한 도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험정신으로 무장하고 불가능을 기적으로 탈바꿈시킨 창업자의 표상인 정 명예회장은 그런 의미에서 한국경제가 개도국에서 중진국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이끈 주역이었다.
1950년대 일본에서 등장한 재벌 이론에 의하면 한 국가가 경제발전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개인,또는 한가족이 지배하는 기업이 국가경제를 지배하는 현상이 예외없이 일어난다고 한다.
영국은 18세기 산업혁명 시대에 로스차일드 다드웰 등의 가문을 탄생시켰고,미국은 19세기 후반 록펠러 카네기 밴더빌트 등의 명문을 만들어냈으며,일본 또한 20세기 초반 제국주의 시대에 미쓰이 미쓰비시 스미토모와 같은 재벌그룹을 필요로 했듯이 한국 역시 20세기 후반의 경제발전기에 현대 삼성 LG와 같은 재벌이 한국경제를 이끌어온 것이다.
이러한 재벌그룹에서는 창업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마련이다.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 시장을 창조하고,강력한 카리스마로 기업문화를 창달하며,일사불란한 의사결정체계로 가부장적인 조직구조를 만들어내는 역할이 바로 정 명예회장과 같은 창업자의 몫이다.
1830년대 영국의 역사학자 칼라일이 주창한 영웅이론에서는 인간사회를 이끌어나가는 동력을 특정 개인에서 찾고 있다.
그는 ''미래에 대한 통찰력''''지식,인내심,판단력 등의 재능''''카리스마를 갖춘 지도력''''추종자에 대한 희생정신''을 영웅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필요조건을 갖춘 인물이라 할지라도 ''삶에 대한 성실한 자세''라는 충분조건이 결여돼 있다면 가짜영웅(paper hero)에 불과하다고 칼라일은 단언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열거한 필요조건은 군중이 영웅을 선택하는 조건이고 충분조건은 군중이 선택한 영웅이 자기자신을 끝까지 지켜내는 덕목인 셈이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물질생활에서 금욕적인 자세를 끝까지 견지한 정 명예회장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이제 우리를 떠났다.
그러면서 그와 동시대 인물들이 일구어놓고 간 중진국 수준의 한국경제를 한단계 더 높여 선진국으로 탈바꿈시키라는 과제를 우리에게 부여했다.
우리는 중진국 시대에 걸맞은 창업자 주도형 재벌체제 대신 선진국 사회에서 보는 바와 같은 전문경영자 주도형 전문기업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그리고 한두명의 거인이 이끌어가는 사회가 아니라 수많은 보통사람이 각자 맡은 업무에서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발휘하는 조직을 구성하고 이러한 조직 메커니즘이 법과 상식 속에서 올바르게 작동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첫 발걸음으로 정 명예회장 개인과 그의 업적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연구를 도모해야 한다.
dscho@snu.ac.kr
서울대학교가 다음 학기부터 "정주영과 현대그룹"이라는 부제를 단 경영학특강을 개설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한국경제의 발전을 이끌어온 정 회장의 경영철학과 업적을 제대로 연구하고 평가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서울대 경영대와 공동기획으로 "정주영學개론" 시리즈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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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성 < 서울대 경영대학장 >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의 별세는 우리에게 세가지 측면에서 과거와 오늘,그리고 미래를 생각하게 한다.
첫째 경제사적 시각에서는 1960년대에 시작된 개발연대가 막을 내리고 선진국을 향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기업사적 시각에서는 한국경제를 이끌어온 창업자 주도형 재벌체제가 끝나고 전문경영자가 기업을 이끄는 시대가 다가왔다는 의미를 가진다.
셋째 인물사적 시각에서는 영웅과 거인의 시대가 가고 보통사람과 조직의 시대가 왔음을 의미한다.
1990년대 초반 미국의 마이클 포터가 제시한 다이아몬드 모델에서 출발한 국가경쟁력 이론에 의하면 한 국가가 후진국에서 개발도상국,중진국을 거쳐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적 자원의 내용이 순차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한다.
근로자밖에 없는 후진국이 개도국으로 변신하려면 비전을 가진 정치지도자와 강력한 집행력을 가진 행정관료가 필요하고,개도국이 중진국으로 나아가려면 모험정신을 가진 창업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한 도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험정신으로 무장하고 불가능을 기적으로 탈바꿈시킨 창업자의 표상인 정 명예회장은 그런 의미에서 한국경제가 개도국에서 중진국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이끈 주역이었다.
1950년대 일본에서 등장한 재벌 이론에 의하면 한 국가가 경제발전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개인,또는 한가족이 지배하는 기업이 국가경제를 지배하는 현상이 예외없이 일어난다고 한다.
영국은 18세기 산업혁명 시대에 로스차일드 다드웰 등의 가문을 탄생시켰고,미국은 19세기 후반 록펠러 카네기 밴더빌트 등의 명문을 만들어냈으며,일본 또한 20세기 초반 제국주의 시대에 미쓰이 미쓰비시 스미토모와 같은 재벌그룹을 필요로 했듯이 한국 역시 20세기 후반의 경제발전기에 현대 삼성 LG와 같은 재벌이 한국경제를 이끌어온 것이다.
이러한 재벌그룹에서는 창업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마련이다.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 시장을 창조하고,강력한 카리스마로 기업문화를 창달하며,일사불란한 의사결정체계로 가부장적인 조직구조를 만들어내는 역할이 바로 정 명예회장과 같은 창업자의 몫이다.
1830년대 영국의 역사학자 칼라일이 주창한 영웅이론에서는 인간사회를 이끌어나가는 동력을 특정 개인에서 찾고 있다.
그는 ''미래에 대한 통찰력''''지식,인내심,판단력 등의 재능''''카리스마를 갖춘 지도력''''추종자에 대한 희생정신''을 영웅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필요조건을 갖춘 인물이라 할지라도 ''삶에 대한 성실한 자세''라는 충분조건이 결여돼 있다면 가짜영웅(paper hero)에 불과하다고 칼라일은 단언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열거한 필요조건은 군중이 영웅을 선택하는 조건이고 충분조건은 군중이 선택한 영웅이 자기자신을 끝까지 지켜내는 덕목인 셈이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물질생활에서 금욕적인 자세를 끝까지 견지한 정 명예회장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이제 우리를 떠났다.
그러면서 그와 동시대 인물들이 일구어놓고 간 중진국 수준의 한국경제를 한단계 더 높여 선진국으로 탈바꿈시키라는 과제를 우리에게 부여했다.
우리는 중진국 시대에 걸맞은 창업자 주도형 재벌체제 대신 선진국 사회에서 보는 바와 같은 전문경영자 주도형 전문기업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그리고 한두명의 거인이 이끌어가는 사회가 아니라 수많은 보통사람이 각자 맡은 업무에서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발휘하는 조직을 구성하고 이러한 조직 메커니즘이 법과 상식 속에서 올바르게 작동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첫 발걸음으로 정 명예회장 개인과 그의 업적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연구를 도모해야 한다.
dscho@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