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지부진한 증시에 "구세주"로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23일 8.04%(1만6천원)나 상승한 21만5천원에 마감됐다.

지난 20일이후 4일연속 상승세다.

종가기준으로 20만원을 넘어서기는 지난 8일이후 11일만이다.

삼성전자가 뜀박질을 함에 따라 거래소및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반도체 관련주도 덩달아 오름세를 보이며 장분위기를 따뜻하게 했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만 1천9백91억원어치(93만주)를 순매수, 거래소 전체의 순매수 규모(1천5백5억원)를 뛰어 넘었다.

증권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선전은 주가를 한단계 끌어 올리지는 못하더라도 하락을 방지하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는데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상장시장의 거래량이 3억6천만여주에 머무는 등 시장심리가 위축된 상태여서 삼성전자가 증시를 띄워올릴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삼성전자 상승 배경=국내외 호재가 어우러졌다.

미국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강세를 띤 것이 우선 계기가 됐다.

전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25% 급등했다.

삼성전자의 동반자로 비유되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도 11.16%상승했다.

국제 현물시장에서 D램가격이 하락을 멈춘 상태에서 나온 반등이라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을 상당히 고무시켰다.

여기에 삼성전자 자체의 호재도 한몫 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세계 2위의 컴퓨터회사인 미국 델사에 반도체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등 컴퓨터 관련 부품을 향후 4년간 1백60억달러(약 20조원) 어치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환율상승도 삼성전자의 이익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1분기 순이익을 종전 7천억~8천억원 수준에서 1조원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런 점이 어우러지다보니 삼성전자가 폭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에 대한 영향=삼성전자의 시가총액비중은 16.35%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조금만 움직여도 지수에는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런만큼 삼성전자의 상승은 국내외 악재로 움츠러든 시장분위기를 호전시킬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국시장에 대해 관망적 태도를 보이던 외국인의 매기를 자극시킬 경우 박스권에서 헤매고 있는 지수의 상향조정도 가능할 전망이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되느냐 여부다.

이에 대해선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삼성전자에 대한 매매태도가 지분율 57%를 분기점으로 오락가락하고 있어 외국인이 삼성전자에 대한 본격적인 ''사재기''에 들어갔다고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 아직은 많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급등에 대해 흥분하기 보다는 지수의 하방경직성을 강화시키는 계기로 보고 다른 우량주를 매수할 기회로 활용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