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같은 보스가 제갈량을 만난다.

예수와 바울,부처와 가섭처럼 위대한 보스는 위대한 동지를 만나야 한다.

숨겨진 야성의 두뇌를 찾아 광야로 나서라''

진정한 리더는 뛰어난 인재를 찾아 평생의 동지로 만드는 방법을 안다.

그들은 상하관계가 아니라 파트너십으로 뭉쳐 천하를 얻는다.

21세기 첨단사회에서도 이 평범한 진리를 빨리 터득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

''타고난 보스''(원제 The Gifted Boss,데일 도튼 지음,송경모 옮김,위즈덤하우스,9천원)는 위대한 보스와 최고의 직원을 이어주는 책이다.

저자는 제2의 톰 피터스로 불리는 경영·직장 칼럼니스트.

그는 애인이나 평생의 동반자를 고르듯 ''인재사냥''에 나서 성공한 보스들의 실화를 맥스라는 늙은 현자와의 대화 형식으로 들려준다.

그 중에서 웬디스버거 창업자인 데이브 토머스의 예를 보자.

그는 KFC에서 만난 부하들,유능하면서도 자신을 믿고 따르는 그들을 위해 사업을 확장한 결과 세계적 체인망의 패스트푸드기업을 일궈낼 수 있었다.

솔렉트론사 CEO(최고경영자) 윈스턴 첸은 IBM에서 모셨던 상사를 10년간의 구애끝에 COO(업무최고책임자)로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스카우트 사상 최장 기록을 세운 이 ''사건'' 이후 연간 매출액이 1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급증했다.

메릴 린치의 주식중개인 존 웰커 얘기도 흥미롭다.

그가 포병대장으로 근무할 때 부대원들이 포를 정렬하는데 30분 이상 허둥대는 걸 보고 한 고참 장교를 불러 적정 시간이 얼마냐고 물었다.

"9분이면 됩니다"

그는 부대원들에게 9분 내에 발포준비를 완료하는 방법을 터득하라고 지시했다.

고참장교는 방법보다 표준을 정해주고 스스로 해내라고 시켰다.

그랬더니 며칠 만에 완벽하게 해냈다.

그는 이 경험 후 2백쪽에 달하는 야전교범을 단 한쪽의 표준목록으로 대체해버렸다.

1년 뒤 그 부대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포병부대로 인정받게 됐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규칙''과 ''표준''의 차이를 지적한다.

규칙(Rule)의 어원은 ''회초리''''통치자''이지만 표준(Standard)의 의미는 ''굳건히 서다''와 ''모이는 장소''다.

하나의 업무표준이 1천번의 회의보다 더 가치있다는 걸 일깨워준다.

그는 직원들에게 근무시간의 15%를 하고 싶은 일에 마음껏 쓰도록 장려하는 3M의 ''15%규칙''이나 회의실 탁자를 당구대로 바꿔버린 차이나 미스트 티의 경우를 예로 들기도 한다.

리더의 능력에 따라 조직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어떤 사람이 진정한 보스를 만나면 단순히 금전(Cash) 이상으로 중요한 것들을 얻게 된다.

바로 기회(Chance)와 변화(Change)다.

저자의 말처럼 타고난 보스는 뛰어난 직원을 찾아다니고 훌륭한 직원은 위대한 보스를 찾아다니게 마련이다.

똑똑한 직원은 노예가 되려고 직장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위대한 파트너를 찾아 자기를 실현하기 위해 직장에 들어간다.

이를 아는 보스라야 진정 위대한 보스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