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잇따라 유럽산 육류의 수입을 금지하는 가운데 구제역 파동이 국가간 통상마찰로 번질 전망이다.

데이비드 번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 보건담당 집행위원은 유럽의회에서 "여러나라가 취한 수입 제한 조치를 해제하도록 세계무역기구(WTO)에 요청하고 쌍무협정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번 집행위원은 "구제역이 영국 프랑스 등 일부 제한된 지역에서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EU회원국 전체를 대상으로 수입을 제한한 것은 과도하고 불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한 EU 관계자도 "구제역으로 인한 수입금지는 지역적으로 내려져야 한다"며 수입금지 조치가 15개 EU 회원국 전체가 아닌 구제역 발생 국가나 지역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내려져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번 집행위원은 "앤 베너먼 미국 농무장관에게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면서 "수입금지 조치가 조만간 재검토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한 농축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분쟁은 호르몬 사용 쇠고기,EU의 바나나 수입정책,유전자조작 식품 갈등으로 이미 먹구름이 낀 대서양간 농업관련 통상마찰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수입규제로 가장 큰 경제적 피해를 보는 EU회원국은 덴마크 이탈리아 네덜란드 영국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국에서 생산되는 돼지고기의 70%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덴마크는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을 전망이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