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클라이언트(Thin Client)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씬클라이언트는 인터넷 시대에 맞는 새로운 컴퓨터 환경입니다"

제이씨현시스템 차현배(51) 사장은 씬클라이언트가 성공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네트워크 시대를 이끌 주역이 씬클라이언트라고 보기 때문이다.

씬클라이언트는 네트워크 컴퓨터(NC)다.

네트워크로 서버와 연결하고, 서버에 설치되어 있는 소프트웨어를 원격지에서 사용하는 일종의 단말기다.

서버가 소프트웨러를 돌리면 씬클라이언트는 그 결과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씬클라이언트의 가장 큰 장점은 값이 싸다는 것이다.

일반 컴퓨터와는 달리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서버에만 설치하면 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구입비도 줄일 수 있다.

덤으로 전산관리비까지 절감할 수 있다.

차 사장이 씬클라이언트가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이유는 두 가지.

첫번째는 컴퓨터 환경이 점점 네트워크 위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무실 컴퓨터는 더욱 빠른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있다.

예전에는 속도가 느려 네트워크 컴퓨터를 쓰기가 쉽지 않았다.

이제는 네트워크 속도 문제는 거의 해결됐다.

씬클라이언트를 위한 환경은 갖춰진 셈이다.

두번째는 가정용과 사무용의 용도가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가정용 컴퓨터의 경우 기능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사무용 컴퓨터의 경우엔 용도에 맞는 기능만 남겨두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쓸데없는 기능을 없애 하드웨어 값을 낮추기 위해서다.

실제로 씬클라이언트의 값은 45만원 안팎으로 일반 컴퓨터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제이씨현은 지난해 11월 씬클라이언트를 출시한 후 동부한농화학, 바이켐, 외국어대 등에 납품했다.

올해는 모두 6만대의 씬클라이언트를 판매, 지난해 1천9백30억원이던 매출을 올해는 2천6백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차 사장은 외국어대 베트남어학과를 졸업하고 선경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평소 컴퓨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가 84년 사업에 뛰어들었다.

초창기에 판매한 제품은 점포관리 소프트웨어.

무역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이 소프트웨어는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차 사장은 97년 인터넷TV를 개발하고 나서 쓰라린 실패를 맛보아야 했다.

3년동안 개발에 힘을 쏟았지만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도무지 팔리지 않았던 것.

하지만 인터넷TV를 개발하느라 축적해 두었던 기술을 씬클라이언트에 적용함으로써 차 사장이 재도약하는 발판이 됐다.

인터넷TV의 실패가 씬클라이언트의 성공으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