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아름답다.

"다시 노래를 부르니 구두닦을일 없겠다"며 웃음짓는 74세 남성보컬(이브라임 페레르),"겨우 아흔이니 여섯째를 봐야겠다"는 94세 기타리스트(꼼빠이 세군도),수줍게 웃기만 하는 81세 피아노맨(루벤 곤살레스),풍성한 몸집을 흔들며 열창하는 70세 여가수(오마라 포르투온도)...

소박하고 솔직하고 해맑은 노인들의 노래와 연주와 춤은 그 어떤 젊은이들의 것보다 생명력과 여유로움으로 충만하다.

빔 벤더스 감독의 신작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쿠바출신의 세계적 재즈밴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이름난 음반 프로듀서이자 "파리,텍사스"에서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라이 쿠더가 쿠바혁명으로 해체됐던 팀원들을 찾아내 음반을 만들고 그들이 뉴욕 카네기홀에서 콘서트를 열기까지의 과정을 디지털로 역동적인 영상에 담아낸다.

빛나는 화려함도,특별한 영화적 테크닉 없이도 영화는 그들의 음악만큼이나 서정적이면서도 흥취물씬한 감동을 전한다.

"음악 너머의 뮤지션들을 느껴주었으면 한다"는 감독의 말대로 낡고 빛바랬지만 열정으로 일렁이는 쿠바의 거리처럼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멤버 한 명 한 명이 몹시 매력적이다.

광화문 아트큐브에서 단독개봉.

(02)2002-77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