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채권단은 현대건설이 안고 있는 빚을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에 대한 현대건설 대주주의 동의서를 전제로 4억달러 규모의 해외공사 지급보증과 신규자금 9백억원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27일 이같은 내용의 현대건설 처리방안을 발표했다.

출자전환에 대한 현대건설 대주주의 동의가 필요한 것은 출자전환을 하게 되면 은행이 대주주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출자전환은 현대건설이 자구계획을 이행하지 못해 자금부족사태를 맞거나 회계법인의 자산실사 결과 자생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채권단이 추진하게 된다.

이와관련,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해외건설에 대한 지급보증만 이뤄지면 유동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측은 채권단 요구에 대해 3월 주총에서 경영진을 개편하고 대주주 동의를 받는 대로 출자전환 동의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연수 외환은행 부행장은 "현대건설이 올해 7천4백85억원의 자구계획을 이행키로 했다"며 "채권단 지원에도 불구하고 자구이행 부진 등으로 유동성 위기가 재발한다면 출자전환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부행장은 출자전환후 정몽헌 이사회 회장의 거취와 관련, "건설업의 특성상 기존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에는 현대건설이 감당할 수 있는 부채가 4조2천억원 수준으로 판단했지만 올해에는 3조5천억~3조7천억원 정도로 줄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