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서 온 김원중(68)씨는 서울에서의 하룻밤을 꿈처럼 흘려보냈다.

돌아가신줄 알고 상봉신청조차 하지 않았던,가슴속에만 담아뒀던 어머니 이음전(85)씨의 모습을 어제 상봉장에서 확인하고 50여년의 긴 세월 동안 잊고 있던 어머니를 부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생존뿐 아니라 생이별한 이후 태어난 동생들까지 보게 된 것이 감격에 겨운 듯 김씨는 "이제야 고향땅을 밟다니…"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북에서 준비해온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보따리에는 인삼곡주 룡성술 려과담배 등이 있었다.

북에 있는 장모가 선물했다는 가로 세로 1m가량의 천으로 된 걸게그림을 어머니 음전씨에게 건네며 "장모님이 오마님께 선물한거야.이건 꼭 오마니 방에 걸어놓아야 해"라며 목놓아 울었다.

/서울=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