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각중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유임되는 데는 이건희 삼성 회장과 송인상 효성 고문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은 최근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회장 선출 과정에 대한 질문에 "김각중 회장은 한참 전부터 조석래 효성 회장을 차기 전경련 회장에 앉히려고 마음먹고 일을 추진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손 부회장에 따르면 김 회장은 조 회장을 전경련의 새 회장으로 선출하려고 몇 달 전부터 재계 대표들에게 뜻을 넌즈시 전달해왔다.

그러나 지난 1월 회장단 회의에서 모처럼 참석한 이건희 삼성 회장이 여러 회장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김 회장이 한번 더 회장을 할 것을 청했다.

이에 김각중 회장이 "회장들의 전경련 회의 참석도 저조하고 힘들어 못하겠다"고 말했으나 이 회장이 "앞으로 자주 나와 도와드리겠다"고 말해 발언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는 것이다.

회장을 추대하기 위해 지난 12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회장단.고문단 연석회의에서는 조석래 효성 회장의 장인인 송인상 효성 고문이 먼저 김각중 회장의 연임을 주장하고 나서 아예 김 회장 외에 다른 대안을 찾아보려는 말문을 막아버렸다고 손 부회장은 전했다.

손병두 부회장은 "조석래 효성 회장 역시 회장 추대를 위한 의견수렴 과정에서 전경련 회장직에 뜻이 없다는 의사를 밝혔었다"고 말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