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기업"

국내 음반사 굿인터내셔날에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세계적 실내악단인 독일 슈투트가르트 챔버오케스트라의 음반을 제작해 세계시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슈투트가르트 챔버라는 "대어"를 낚은 데다 재즈버전으로 골트베르크 변주곡을 "변주"한 것도 화제를 모았다.

그 주역인 이근화(37) 굿인터내셔날 대표.

''작지만 강한 인상''의 소유자인 그는 골트베르크 변주곡 앨범의 성공(국내시장 1만장 판매)을 통해 국내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클래식음반 기획자로 자리잡았다.

도이치그라모폰 EMI 등 메이저 레이블들이 클래식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신선한 기획으로 마이너 레이블의 성장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지난달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음반 박람회인 ''미뎀(MIDEM)''에서 11개국 16개사와 음반 수출계약을 맺었다.

액수로는 62만달러어치.

클래식음악의 변방인 우리나라에서 본고장인 유럽 등지로 역수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은 액수가 아니다.

이 대표는 "내수 뿐 아니라 수출 쪽으로 시야를 넓히면 클래식음반 기획과 제작도 충분히 가능성있는 분야"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다른 음반기획자들이 엄두를 못낼 일을 이 대표가 할 수 있었던 것은 10여년간 음반 유통과 수출입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 덕분.

"음악이 좋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음반 도매업체 배달직원으로 취직했습니다. 한 음반이 잘 팔릴지 어떨지 정확한 현장감각을 체득하게 됐습니다. 이후 무역업체에서 근무하면서 음반수출도 시장만 잘 찾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걸 깨달았죠"

그는 1995년 굿인터내셔날을 설립하고 저작권이 만료된 클래식 음원(音源)을 복각해 CD로 만드는 사업을 시작했다.

수출 쪽으로 승부를 건다는 생각에서다.

최대 히트작은 첼로의 거장 파블로 카잘스의 ''바흐 무반주 첼로모음곡'' 앨범.

발매 3년 만에 10만장 이상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 ''세고비아 기타곡집'', 재즈그룹 ''살타첼로'', 동.서양 퓨전음반 ''정(情)'' 등으로 화제작을 이어갔다.

그가 새로운 분수령으로 삼은 것은 바로 ''골트베르크 변주곡'' 음반.

복각음반 수출에서 자체 기획, 제작음반 수출로 방향을 돌려잡은 것이다.

"골트베르크 음반 속에 재즈버전을 집어넣었듯이 음악장르의 경계를 허물어 시장을 다변화할 생각입니다. 정(情) 음반처럼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우리 전통의 음악요소를 잘 융화해 새로운 음악을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