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는 출연연구소이자 WHO 협력연구기관인 목암생명공학연구소의 활성화를 통해 포스트게놈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사내 바이오벤처 1호인 "쎄라피아진"(www.therapiagene.com)을 창업,연구원들에게 주인의식과 성취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연구개발과제의 속도와 효율을 높이고 있다.

쎄라피아진은 이 연구소의 박사 9명이 주축이 돼 프로젝트분사(Project spin-off)방식으로 출범했다.

이 바이오벤처는 유전자요법 면역치료제 첨단백신 등 3가지 연구과제를 본격적으로 상업화하게 된다 20여년간 백신연구센터장 등을 역임한 정홍석 박사가 연구담당최고임원(CRO)를 맡아 쎄라피아진을 이끌게 된다.

그는 "10여년 동안 목암생명공학연구소에서 연구해온 시장성과 경쟁력을 갖춘 연구개발 과제를 핵심사업으로 승계했다"며 "연구원들이 기업이나 연구소에서 직접 신약개발 과정에 참여하면서 축적한 풍부한 현장경험은 연구개발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우현 한림대 의과대학장 등 8명의 학계 인사가 기술자문위원회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주요 연구과제로는 <>B형간염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치료제(CTL) <>HPV16형 자궁경부암의 면역치료제 <>쯔쯔가무시병을 일으키는 리켓차의 예방 백신 <>C형간염에 대한 DNA백신 등이다.

이중 포스트게놈에 해당하는 과제는 B형간염과 자궁경부암의 면역치료제다.

쎄라피아진이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프로젝트는 국책연구지원사업(G7) 과제로 진행되고 있는 B형간염 치료제.

B형간염 바이러스(HBV)에 감염된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새로운 개념의 면역치료제로 간염과 간암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치료제는 HBV가 간염 및 간암을 유발할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X단백질에서 유래한 파편(펩타이드)로 환자에게 주입할 경우 간염 및 간암으로의 진행을 막아줄수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이런 CTL제조기술은 B형간염 뿐만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년 상반기 중에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는 이 치료제는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제품화된 바가 없는 신약으로 정홍석 박사는 빠르면 2~3년 내에 상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4년경이면 본격적인 제품 출하 또는 국내외 판권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궁경부암의 면역치료제 역시 B형간염 치료제와 같은 원리로 연구되고 있다.

수년새 증가하고 있는 쯔쯔가무시병에 대한 예방백신도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C형간염에 대한 DNA백신은 현재 동물실험을 진행중이다.

한편 녹십자 본사차원에서는 포스트게놈 신약으로 골다공증 치료제와 면역억제제를 개발중이다.

녹십자는 골밀도를 증가시키는 단백질의 발현유전자를 찾아내 이를 촉진하는 물질을 골다공증 치료제로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또 과도한 T임파구세포의 첫번째 신호전달체계를 완화시킴으로써 면역거부반응을 억제하는 치료제도 개발중이다.

최근 이런 작용을 나타내는 천연물질을 발견해 활발하게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