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은행들을 보면 주택담보대출에 사활을 건듯한 모습이다.

여전히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기업에게 돈을 빌려주기 어려우니까 확실한 담보인 아파트나 집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고객들에게 돈을 빌려주기로 작정한 때문이다.

공급자인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돈을 풀고 있으니 수요자인 고객들은 편하다.

그렇다고 아무 대출상품이나 덥썩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이럴때일수록 더 꼼꼼하게 상품을 비교하는 것이 필요하다.

1년만기 정기예금금리가 연 6%로 떨어져 물가상승률이나 소득세를 빼면 이젠 별로 이자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시대가 됐다.

따라서 대출을 받을 때도 더 낮은 금리,더 좋은 조건에서 돈을 빌리는 게 저금리시대의 재테크 원칙이 되고 있다.

<>금리 선택이 중요=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세가지 방식으로 결정하고 있다.

CD연동형과 기준금리(프라임레이트)연동형,확정금리형이 그 것이다.

변동형은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의 유통수익률에 은행들이 1.5-3%가량 마진을 붙여서 금리를 적용한다.

은행과 고객은 매 3개월마다 시장실세금리를 반영해 대출금리를 새롭게 적용한다.

CD금리는 시장실세금리가 하락하면 같이 떨어지기 때문에 지금처럼 금리하락기조에 선택하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조흥은행이 CD연동형 대출금리는 지난해 하반기에 10%대였지만 지금은 연 7.5%수준까지 떨어졌다.

당시 대출받은 고객은 대출초기보다 연 2.5%포인트가량 금리부담이 줄어든 셈이다.

반면 기준금리 연동형 상품은 은행이 정하는 프라임레이트(연 9.5-9.75%)에 가산금리를 붙여 금리를 결정한다.

은행들은 저금리 시대라는 점을 감안해 최근에는 프라임레이트에 마이너스 가산금리를 적용해 최저 연 8%대의 상품을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의 뉴모기지론은 최저 금리가 8.75%까지 내려갔다.

이같은 기준금리 연동형 상품은 CD연동형 금리상품과는 달리 3개월마다 금리가 변동되지 않기 때문에 고객이 연간 이자비용을 미리 예상해 가계수지를 맞출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품을 이용해 30년간 분할상환할 수 있는 대출을 받았다고 해서 그 기간동안 금리가 한번도 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은행들은 대부분 1년이 지난후 프라임레이트에 더하는 가산금리를 조정해 적절한 이윤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금리를 재조정한다.

금리가 급변할 경우에는 기준금리 자체를 상향조정하기도 한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현재 은행권에서는 한빛은행의 연 8.2%짜리 주택담보대출(만기 1년)과 조흥은행의 "OK고정금리 주택담보 대출"(만기 1-3년) 등이 있다.

금리가 만기까지 변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만기 기한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시장연동형 상품은 시장 실세금리의 변동을 즉각 반영한다는 점에서 금리하락시기에,기준금리 연동형 상품은 반영시기가 1년가량 걸린다는 점에서 금리상승시기에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각종 부대서비스를 살펴라="금리쇼핑"은 상품을 선택하는 기본 원칙이지만 전부는 아니다.

요즘은 각종 부대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도 많아졌기 때문에 고객들이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기회도 더 많아졌다.

변동금리형 상품인 외환은행의 "예스모기지론"은 대출기간이 3년 이상일 경우에는 1개월간 이자를 면제해준다.

1억원을 8%에 빌렸다면 한달 이자인 66만6천원을 줄일 수 있다.

담보권설정비를 은행이 부담하는 대출상품도 생겼다.

보통 담보권설정비는 고객이 부담하는데 1억원짜리 부동산에 담보권을 설정할 때 60만원 가량이 든다.

신한은행의 "그린홈대출"은 담보설정비를 면제해주고 있다.

또 하나은행과 한미은행 농협 제일은행 등도 담보설정비를 면제해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경우 연 1%의 이자를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알아둬야할 점은 이같은 부대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 대출상품은 대부분 중도상환수수료가 있다는 점이다.

대출을 받았다가 더 싼 주택담보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는 고객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니 유의해야한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