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제휴만이 살길이다"

국내 중공업계의 대표주자인 한국중공업은 생존 차원에서 해외 동종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 발전설비 시장은 기술 자본에서 월등한 GE 웨스팅하우스 알스톰 등 이른바 "빅3"로 재편돼 가고 있어 이들과의 "필기단마" 경쟁은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중은 이들과 제휴, 자본을 유치하고 글로벌 영업망 활용함으로써 해외 플랜트시장에서 입지를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한중은 지난 1월말 기술제휴 수준에 머물러 있던 미국 웨스팅하우스로부터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2천5백만달러를 유치함으로써 제휴 수준을 끌어올렸다.

한중은 웨스팅하우스와의 자본 제휴에 따라 핵증기 공급계통에 대한 핵심 기술의 이전이 보다 손쉬워지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웨스팅하우스의 선진 기술과 영업망을 활용, 터키 헝가리 등 신규 해외 원전시장 및 미국내 발전설비 개보수 시장에 동반 진출할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중은 또 미국 GE와도 웨스팅하우스와 같은 수준의 제휴를 위해 협상을 진행중이다.

한중은 이러한 첫 단계로 지난해말 GE사와 2004년까지 발전소 주요 설비를 대규모로 공급하는 계약을 맺고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한중은 GE와 제휴 수준이 확대되면 해외 발전시장에서 메이저급 업체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중은 특히 메이저업체들과 기술 제휴를 강화함으로써 선진기술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원자력 등 발전설비 분야에서 11개사와 총 12건, 산업설비 분야에서 7개사와 8건, 주단 특수 등 6개사와 6건에 관해 기술 제휴를 맺고 있다.

발전설비의 고도화와 신기술 개발 발전소 설계능력 강화를 위해 미국 파슨스사와 구조 엔지니어링 설계기술 제휴를 맺고 있고 가스터빈 분야에서 GE사와 제휴한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한중 관계자는 "기술 제휴는 선진 기술 도입을 통한 제품 국산화와 해외 플랜트 시장 진출을 위한 마케팅 강화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중은 국내에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과 선박용 엔진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성사시켜 "윈-윈"을 이루기도 했다.

3사가 공동 출자해 출범시킨 HSD가 주인공이다.

HSD는 3개사에 선박엔진을 공급하고 있으며 정부 주도로 이뤄진 빅딜에서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과당경쟁을 통한 공급 과잉을 해소함으로써 국내 선박용 엔진산업의 재편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한중 관계자는 "경쟁 기업이라도 언제든 협력할 수 있다는 자세가 전략 제휴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는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