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의 분식회계와 이에 대한 부실감사 책임을 둘러싸고 삼일회계법인과 안건회계법인이 서로 ''책임 떠넘기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안건회계법인이 지난 91∼97년 동아건설에 대해 ''적정'' 의견을 냈다는 점을 꼬집고 있다.

안건회계법인은 98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 분식회계 금액을 모두 손실처리했다고 항변하고 있다.

14일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안건회계법인이 91∼97년 적정의견을 낸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동아건설의 계속기업가치를 산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초 매출채권의 평균회수기간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해 동아건설측에 연도별 분식회계 자료를 달라고 요구했으나 회사측이 이를 거절해 감사보고서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동아건설측이 자료협조를 잘 했다면 이런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해 경우에 따라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을 수 있음을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안건회계법인은 98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 7천억여원의 분식금액을 전기오류수정으로 처리한 만큼 이를 근거로 평균회수기간을 산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분식규모가 모두 드러난 만큼 과거 재무제표나 감사보고서를 근거로 계속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다.

안건회계법인 고위관계자는 "연도별 매출채권 평균회수기간을 구하지 못한다면 98사업연도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연평균 회수기간을 구하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상매출금 등 매출채권의 평균회수기간은 계속기업가치 산정에 큰 영향을 주는 변수로 삼일회계법인이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산정했다면 동아건설이 조작한 장부를 그대로 계속기업가치에 반영한 셈이 된다.

다른 회계법인의 관계자는 "안건회계법인이 8년동안 분식회계를 몰랐다고 보기 힘들다"며 "삼일회계법인이 굳이 부실감사를 한 안건의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계속기업가치를 산정한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원은 동아건설에 분식회계에 대한 증빙자료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