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빌딩들이 입주 벤처기업들을 돕는 프로그램 발굴에 나섰다.

물론 아직도 부동산 임대업 수준에 머무는 벤처빌딩이 적지않다.

밤만되면 셔터를 내려 입주 벤처 직원들이 밤샘을 하는 탓에 야식을 위해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는 "무늬만" 벤처빌딩도 있다.

하지만 일부 벤처캐피털이나 벤처기업이 운영하는 벤처빌딩은 24시간 개방,초고속인터넷서비스 제공,벤처커뮤니티 구축,투자중개 등 유망벤처를 키우는 "보모"역할을 톡톡히 하기 시작했다.

<>초고속인터넷서비스는 기본=벤처빌딩이 생기기 시작한 98년에만 해도 통신인프라조차 갖춰지지 않은 곳이 태반이었다.

당시 벤처빌딩 입주업체 설문조사에서는 초고속인터넷이용이 최우선 희망사항으로 꼽혔다.

벤처빌딩이 몰려있던 포이밸리의 경우 정부가 나서서 초고속인터넷망을 깔아주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하기도 했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전용선을 끌어와 입주기업들에게 무료로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이용케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이용료를 대폭할인해 적용하는 곳이 늘고 있다.

서초동에 위치한 서울영상벤처센터 입주기업 40여개사는 공짜로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세원텔레콤이 테헤란밸리에서 운영하는 세원벤처타운 입주업체들 역시 거의 무상에 가까운 수준으로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서초E비즈타워 입주기업들은 할인된 이용료로 T3급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상당수 벤처빌딩이 통신인프라를 갖추고 벤처기업의 정보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이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지 않고는 업무자체를 수행키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벤처커뮤니티의 산실=입주벤처기업간 모임을 결성케 해 벤처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벤처빌딩이 차츰 늘고있다.

모임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고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살필 수 있는 벤처커뮤니티가 벤처빌딩 사업자 주도로 잇따라 결성되고 있는 것.

서울영상벤처센터에는 입주업체들중에서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 3개 업종을 각각 대표하는 총9명의 CEO(최고경영자)와 센터 운영주체인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가 참여하는 비정기적인 모임이 결성돼있다.

구의동에 있는 테크노마트(TM)벤처개발연구단지에는 20여개 게임 벤처기업 CEO들이 모인 "게임이오"가 활동중이다.

미래에셋벤처캐피털이 운영하는 대치동에 위치한 미래에셋벤처타워 입주업체들은 올상반기중 미래에셋벤처클럽을 결성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이 주도해서 입주업체뿐 아니라 벤처관련 투자기관 및 교수 언론인 등을 포괄하는 벤처커뮤니티를 구축키로 한데 따른 것이다.

구로동에 있는 키콕스벤처센터 역시 입주업체 CEO모임을 결성할 예정이다.

서초동에 있는 비트빌 입주업체들은 별도의 공식모임은 없지만 1층 게시판을 통해 정보공유를 늘 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약국정보프로그램 업체인 서준시스템은 이 빌딩 운영사업자인 비트컴퓨터와 의료관련 회의에 함께 참여하는 등 사업전개에도 협력관계를 유지하고있다.

<>도우미 서비스=테크노마트벤처개발연구단지를 운영하는 프라임산업은 프라임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업설명(IR)사업본부를 설립해 입주 벤처기업의 홍보를 대행해주고 있다.

일반 홍보대행사의 3분의 1 정도의 비용만 받고있다.

특히 이 벤처빌딩에는 금융기관 법률 회계 세무 등 전문사무소가 입주해 있어 원루프(One Roof)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비즈홀딩스가 운영하는 서초E비즈타워엔 벤처지원센터가 입주해있다.

중기청 변리사 중진공 서초구청 관계자들이 파견 나와있다.

입주업체들은 벤처기업 확인에서부터 각종 정책자금 상담과 접수 등을 한지붕아래에서 처리할 수 있다.

바쁜와중에 지원기관을 여기 저기 기웃거려야하는 불편이 없는 것이다.

이비즈홀딩스는 입주업체중 유망벤처를 골라 직접투자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미래에셋벤처캐피털은 투자기관의 장점을 살려 기업설명회와 벤처평가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한국신용평가와 업무협약을 맺은 이 회사는 올해부터 입주업체 위주로 벤처기업의 신용을 무료로 평가,등급을 매기는 서비스를 해주기로 했다.

대덕에 몰려있는 바이오벤처기업들을 위한 서울사무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서울영상벤처센터는 DVD플레이어와 VTR 빔 프로젝터 등을 설치해 작품을 시연해 볼 수 있는 작업실을 제공하고있다.

또 이곳에 입주한 서울영상벤처사업단은 입주기업 중심으로 직접투자에서부터 보증지원 및 컨설팅 지원 등을 해주고 있다.

이 사업단은 30여개 입주업체사와 외부기업을 포함해 70여개 영상관련 기업이 주주로 참여한 법인이다.

이 사업단은 서울신용보증재단과 업무협약을 맺어 지금까지 입주기업 포함,20여개사에 60억원의 대출보증을 지원했다.

작년초에는 센터내 입주한 2개 게임업체와 3개의 영화사를 대상으로 엔젤투자마트를 열기도 했다.

비트빌 입주업체들은 전시회 등 행사를 개최할 때 이 벤처빌딩의 운영자인 비트컴퓨터의 지원사격을 받는다.

비트컴퓨터와 동종의 의료분야 업체들인 덕에 거래처를 알선받는 것은 물론 계약시 협상을 할 때도 지원을 받고 있다.

비트컴퓨터 담당기자를 소개하는 등 간접적인 홍보지원도 해주고 있다.

비트컴퓨터가 보유한 빔 프로젝터 등 각종 장비를 쓸 수 있게 한 것도 입주업체들이 누리는 "보이지 않는 혜택"중 하나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