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경제의 주체라는 새로운 인식아래 모든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정부의 여성 정보화교육도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쪽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보통신부 행정자치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주관아래 지난 9일 성균관대에서 열린 "제4차 여성정보화 포럼"에 참석한 여성 토론자들은 이같이 밝혔다.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이 행사의 주제는 "e-비즈니스 산업동향과 여성의 역할"이었다.

법조계 학계 관계 기업에서 활동중인 여성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토론의 주 내용을 소개한다.


[ 토론자 ]

<> 이소희 < 한양여대 교수 >
<> 유은숙 < 행정자치부 전산서기관 >
<> 유명의 < 동신대 여성문화연구소장 >
<> 조배숙 < 변호사 >
<> 홍승녀 < P&E컨설팅 대표 >
<> 임수경 < LG-EDS 컨설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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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소희 한양여대 교수 =지난 96년 한국 여성의 정보화지수는 남성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7세이상 인구중 남성의 44.4%(9백46만명), 여성의 32.6%(6백94만명)가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돼 격차가 크게 줄었다.

인터넷 이용자수 증가추이를 보면 지난해 남성은 전년대비 90.1% 늘어난 반면 여성은 1백69% 증가했다.

그렇지만 이런 수치로 성별에 따른 정보격차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정부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정보화 교육은 단편적인 지식전달 수준에 그치고 있다.

IT산업안에서도 성별에 따른 분업과 차별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여성 산업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여성을 지식생산의 주체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하는 여성정보화 교육정책의 수립이 요구된다.

◆ 유은숙 행정자치부 전산서기관 =공무원 사회에서도 여성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 공무원의 30%인 25만명 정도가 여성이다.

그렇지만 여성 공무원의 절반이상이 교육공무원에 편중돼 있고 여성 대부분이 하위직이라는 문제점은 시정되지 않고 있다.

관리직에선 여성 비율이 3.4%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공무원들은 정보화분야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체 5백4명의 기술사중 25명이 여성이란 점이 이를 반증한다.

전문가로서 조직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정부차원에서도 여성 정보화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여성과 장애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실버넷'' 도입과 ''주부인터넷 교실''이 대표적인 사례다.

주부인터넷 교실은 수강자가 1백만을 넘어섰고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 유명의 동신대 여성문화연구소장 =지방의 여성인력들은 정보화 교육기회가 대도시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의식도 뒤처져 있다.

지역간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그 지역에 맞는 여성 사이버커뮤니티를 만들고 네트워크도 구축해야 한다.

다양한 원격교육프로그램 개발은 필수다.

각 지역의 지리적 문화적 여건 등을 고려해 수요자의 입장에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여성이 중심이 돼 지역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마련하고 주부 창업과 재택 근무제도도 활성화되어야 한다.

정부차원에서 공공교육 훈련기관의 일정비율을 여성에게 할당하고 재정 지원들을 해야 전세계적인 ''빈곤의 여성화''에 따른 정보사회에서 여성의 소외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 조배숙 변호사 =최근 사법고시 수석은 물론 전체 사시 합격자의 20%가량이 여성일 정도로 법조계에 여성의 진출은 크게 늘고있다.

그러나 검찰에 여자 부장검사가 없을 정도로 고위 법조인에선 여성이 부족하다.

여성법조인 대부분이 35세 이하로 결혼 출산 육아 등에 따른 어려움이 있고 네트워크도 남성에 비해 약하다.

여성법조인이 부족하다보니 여성의 기여도는 아직 미미한 편이다.

사건의 절반이 여성과 관련된 일이고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봐야하는 것이 필요한 업무 특성상 여성법조인의 정보화는 더 활성화돼야 할 것이다.

◆ 홍승녀 P&E컨설팅 대표 =외국에서 ''한국여성 한명이 한국남자 셋보다 낫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한국여성은 우수하다.

게다가 한국처럼 고학력 여성 유휴인력이 풍부한 나라도 세계적으로 드물 것이다.

헤드헌터로서 여성 정보인력들에게 남성도 변해야 하지만 여성 스스로도 과감한 변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동안 여성이 사회적 네트워크가 취약하다보니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소 ''공격적(Over-action)''이고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본다.

상황이 어려워지면 ''여성''으로 보호받길 원하는 이중적 태도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남성과 당당하게 경쟁해 나가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 임수경 LG-EDS 컨설턴트 =한국사회에선 지금까지 여성이 경제의 주체라기보다는 소비자 개념에서 접근하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여성에 대한 시각을 생산자적 입장으로 전환할 때다.

전자상거래 쇼핑몰에서 이미 여성은 고객의 40%를 넘어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20여개 이상의 여성포털과 50여개로 추정되는 여성정보 사이트 등 e비즈니스 세계에서 여성의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체 벤처기업중 3%정도만이 여성 CEO를 보유하고 있고 첨단 기술의 빠른 발전에 따라 여성의 신규진입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정리=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