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세계표준은 미국과 유럽연합이 주도해 왔다.

유럽연합은 ISO,IEC 등 국제표준 관련 기구에서 간사수임국 점유율만 보더라도 각각 66%,54%를 차지할 정도로 주도적이다.

그 다음으로 영향력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최근 유럽연합 주도에 대해 위협을 느낀 미국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미국은 현재 국제표준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조직적 대응방안 마련에 나서기 시작했다.

유럽연합과 미국을 제외하면 동북아에선 일본이다.

하지만 일본은 본질적으로 미국과 유럽연합 사이에서 실리를 추구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새로운 가능성 한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급속히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를 잇는 동북아 3국간의 표준화 협력이다.

이것이 실현된다면 동북아는 미국과 유럽연합 사이에 끼여 이들의 세몰이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국제표준화 활동의 3대축 중 하나로 부상할 수도 있다.

거대한 시장과 함께 기술까지 가미됨으로써 국제표준화 추진의 기반조건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서로간의 이해관계다.

하지만 기존 산업과는 달리 정보기술이나 생명기술 등 신기술 분야라면 3국간의 이해가 일치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이와 관련해 최근 산업자원부가 추진할 계획인 동북아 3국간 표준협력연대(S-dialogue)가 주목된다.

만약 3국간에 구체적인 표준 공동사업이 이뤄질 수 있다면 그것은 단지 표준화만의 차원을 넘어 동북아 경제협력의 차원을 바꿀 수 있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안현실 전문위원 경영과학博 a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