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백화점가에는 수입 명품 브랜드 유치를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백화점의 오너까지 나서 최고급 브랜드인 루이비통 ''모셔오기''작업을 진두지휘했다는 소식이다.

강남의 한 대형 백화점은 수입 브랜드측에서 요구하는 대로 매장을 고쳐주고 2억원이상의 수리비까지도 전액 부담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백화점은 매장개편을 끝내고도 명품 브랜드 본사로부터 개점허가를 못받아 약속 날짜보다 한달이 지나서야 영업을 개시했다.

명품 브랜드유치 과정에서 백화점의 지나친 저자세를 보다 못한 한국 현지법인의 대표가 백화점측에 "비즈니스를 위해선 당당하게 대처하는 게 좋다"는 ''훈수''를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형 백화점간 명품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입 브랜드 값이 해마다 치솟고 있다.

이로 인해 외국 업체들이 국내 백화점을 대하는 자세도 갈수록 고압적으로 바뀌고 있다.

일부에서는 매장 위치와 인테리어를 자기들이 원하는 형태로 꾸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사비는 백화점측에 떠넘기는 게 관례처럼 됐다.

이에 비해 백화점들이 국내 업체를 대하는 자세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백화점들은 대부분 판촉비나 광고비를 입점업체에 부담시킨다.

국내 업체들이 부담하는 수수료율을 해마다 2∼3%씩 올린다.

현재는 평균 35%선에 이르고 있다.

반면 해외 명품 브랜드의 수수료율은 10%대에 머물고 있다.

백화점들이 수입 명품 브랜드에 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많다.

명품수가 많아야 고급 백화점으로 대접받을 수 있다.

일단 유치하면 국산을 파는 것보다 많은 매출을 올릴 수도 있다.

따라서 명품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 좋은 물건을 사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고객이 찾는 물건을 갖추려는 백화점도 탓할 수는 없다.

문제는 백화점들이 돈벌이에 너무 연연한다는 점이다.

해외 브랜드가 들어오면서 그 자리에 있던 국산 브랜드가 계속 밀려나고 있다.

백화점들이 국산 브랜드에 대해서도 애착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최인한 유통부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