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추락하는 경기에 금리 인하란 영양제를 주입했다.

정부가 재정확대에 나선데 이어 한은도 금리 인하란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를 꺼냄에 따라 따라 경기 부양을 위한 전방위 정책이 동원된 셈이다.

그만큼 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감이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0.25%포인트 정도의 금리 인하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어 효과는 제한적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심각한 경기침체 =얼어붙는 경기와 치솟는 물가 사이에서 고민하던 한은이 결국 경기진작을 선택했다.

전 총재는 "실물경제 침체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점이 금리인하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산업생산은 4개월째 내림세를 보였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지난 9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74.7%를 기록했다.

해외 금융기관들은 올 1분기 한국 경제가 ''제로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측하는 등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가 최근 한국에 대한 이사회 평가보고서를 통해 재정지출 확대와 함께 단기적인 통화확대 정책을 권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 금융통화위원은 "비용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있긴 하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측면의 디플레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한은은 정책 우선순위가 물가이긴 하지만 단기적으로 정책의 무게를 경기에 두고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효과는 불투명 =한은은 금리 인하를 통해 실물경제를 살리는 것은 물론 회생 기미를 보이는 금융시장의 선순환을 유도한다는 포석이다.

''콜금리 인하→은행 여.수신 금리인하→자금의 제2금융권 이동 가속화→주식 및 회사채 시장 활기→실물경제 회복''이란 수순이 한은이 기대하는 선순환 구조다.

하지만 효과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김후일 한화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제2금융권에 대한 불신이 커서 실제 금리인하 효과가 실물경제에 온기를 불어 넣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외국계인 UBS워버그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한은의 콜금리 인하로 시중자금이 증시로 대거 유입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도 "금융시장에 금리 파급경로가 원활히 작동하지 않고 있어 경기진작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최근의 경기 둔화가 심리적 요인에 크게 기인한다는 점에서 소비 및 투자심리를 자극해 실물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자는 의도"라고 털어놓았다.

◆ 전방위 경기부양 논란 =정부에 이어 통화당국인 한은까지 경기 부양에 나섬에 따라 ''전방위 경기부양''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심재웅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재와 같은 속도로 빠르게 경기가 냉각되면 한국 경제는 좋아지는게 아니라 다시 처음부터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며 경기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정부가 경기부양 쪽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바꾸면서 구조조정은 물건너간 느낌"이라며 "구조조정을 철저히 추진하면 시장 신뢰가 회복되고 경기도 자연스럽게 부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