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새 행정부 출범에 맞춘 대미 외교의 시동이 걸렸다.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은 5일 출국, 오는 7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잇따라 회담을 갖고 본격적인 대북정책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특히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당근''보다 ''채찍'' 위주가 될 것이며 그에 따른 한.미 마찰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져 주목된다.

외교부는 이번 회담에서 그동안 공조속에서 펼쳐진 대북 포용정책의 기조와 성과를 설명하고 포용정책이 지속되어야 함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의 북한 정세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에 따른 북한의 변화 가능성도 종합 분석할 방침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대북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대북 포용정책을 소개하는 것이 회담의 주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미에는 임성준 차관보와 김성환 북미국장 등 모든 실무진이 수행,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부장관 내정자, 폴 월포위츠 국방부부장관 내정자,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내정자 등 미국측 관계자를 만날 계획이다.

양측 관계자들이 공식 대면한 적이 없는 만큼 직접 만나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서다.

또 다른 당국자는 "미국은 아직 국무장관만 의회 인준을 받았을 뿐 부장관 이하 차관보 등은 인준이 끝나지 않아 본격적인 업무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사안이 논의되거나 합의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방미에서는 또 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의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등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부는 되도록 이른 시일내에 정상회담을 연다는 방침 아래 3월초 회담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