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다임러크라이슬러 미쓰비시 3개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플랫폼 공유는 장차 세계 자동차업계에 전문화.분업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하고 있다.

동시에 자동차 메이커가 풀라인업을 갖추고 무한경쟁을 벌이는 기존 구도가 해체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작년에 미쓰비시와 현대를 자신의 ''우산''속으로 끌어들인 다임러는 3개사간 단계적인 플랫폼 통합을 통해 세계 최강의 라인업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구도대로라면 다임러는 고급.대형승용차,크라이슬러는 RV(레저용차),미쓰비시는 중대형차,현대는 중소형차에 각각 전문생산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의 중소형차 개발능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져있고 GDI(직접분사식 엔진)을 앞세운 미쓰비시의 중형차 생산기술도 최고 수준에 올라있다.

또 고급차부문에서 벤츠의 명성은 조금도 퇴색되지 않고있으며 크라이슬러의 RV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다임러 연합군''이 이같은 포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GM 포드등 경쟁사들도 잇따라 플랫폼 통합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세계 자동차업계는 또 한차례의 거센 인수.합병(M&A)태풍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예상되는 시너지 효과=신차개발에는 통상 엔진과 플랫폼을 포함,대당 4천억-5천억원의 개발비(중형차 기준)가 소요된다.

개발기간도 3년이나 된다.

현대.다임러.미쓰비시가 강점이 있는 상대방의 엔진과 플랫폼을 가져다 쓰면 당장 이같은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엔진과 플랫폼에 들어가는 부품의 공동조달과 선진기술의 이전,설계도면의 공유,이를 통한 관련 부품업계의 육성 등이 자연스럽게 수반돼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에에 이르는 막대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현대 입장에서는 취약한 부문인 대형차와 고급차,스포츠형 다목적차인 SUV,밴 등을 현재의 라인업에 추가할 수 있게 된다.

다임러의 세계적인 명차인 벤츠,크라이슬러의 중형차인 네온,미쓰비시의 지프(SUV.파제로) 등 세계적인 차량을 자사의 모델로 쓸 수 있게 됨으로써 경차에서부터 소형차 중형차 대형차및 고급차 SUV및 밴 등에 이르는 승용차부문의 풀라인업을 구축하게 된다는 얘기다.

다임러와 미쓰비시도 현대가 강점이 있는 소형차를 싼 비용으로 확보,판매할 수 있는 이득을 얻게 된다.

<>현대의 제휴현황=현대는 미쓰비시와 지난 74년 포니의 엔진기술을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돈독한 기술제휴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는 78년 버스 트럭 특장차 등 상용차 거의 전차종에 대해 엔진및 부품기술을 공급받았고 승용차분야에서도 스텔라 엑셀 쏘나타및 갤로퍼 등도 엔진기술을 미쓰비시에 거의 의존해왔다.

그러나 구형 그랜저부터 엔진을 공동개발하기 시작해 특히 대형차인 에쿠스의 엔진 공동개발에서는 기술력이 미쓰비시와 거의 동등한 수준으로까지 올라섰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봉고차인 스타렉스를 미쓰비시에 유럽용 수출차로 제공하고 반대급부로 미쓰비시의 픽업트럭 플랫폼을 받는 제휴를 추진하기도 했다.

다임러와는 작년에 자본제휴를 포함한 포괄적 제휴를 성사시켜 상용차합작등 폭넓은 협력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조일훈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