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라쿠텐(樂天)이라는 기업이 있다.

36세의 미키타니 히로시 사장이 이끄는 전자상거래업체이자 인터넷홀딩컴퍼니다.

이 회사는 일본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인터넷 및 미디어 분야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미국 비즈니스위크가 미키타니 사장을 "일본 전자상거래의 왕"이라고 표현했으며 미국 벤처전문잡지인 레드헤링은 그를 "세계 기업가 10걸중 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그에게 "작은 걸리버"라는 닉네임을 붙였다.

일본에선 그가 움직이면 파파라치가 따라붙을 정도라고 한다.

그가 최근 한국을 극비리에 다녀갔다.

방한 목적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디비아이텍을 방문하기 위한 것.

미키타니 사장은 방한 3일동안 오로지 디비아이텍 안경훈(38) 사장과 만나 사업얘기만 했다.

그로부터 며칠뒤 양 사는 자본출자와 해외시장 공동진출이라는 프로젝트에 서명했다.

골자는 라쿠텐이 디비아이텍에 30억원을 출자하고 공동으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10여개국에 진출한다는 것.

이를 위해 디비아이텍 홀딩스(가칭)라는 합작사를 설립키로 했다.

라쿠텐이 디비아이텍을 전략적 파트너로 삼은 것은 디비아이텍의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시스템의 강점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디비아이텍은 소프트웨어나 프로그램 등 정보기술을 이용하지 않고 자체 개발한 마케팅 엔진(마케팅 모델과 노하우)으로 정부로부터 벤처인증을 받은 업체.

내용은 온라인과 오프라인기업을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해 주고 이미 가입한 회원들을 분류해서 차별적인 마케팅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분석된 데이터를 토대로 한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유도한다.

다시 말해 고객 발굴에서부터 실제 구매로 연결될 때까지 1대 1 마케팅을 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다는 것.

이 회사는 그동안 국내에서 메리움백화점과 씨티은행의 프로모션을 수행하는 등 마케팅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스글로벌 웹투어 틴존 에듀스타TV 아이스타 웨드넷 아이비젠 등도 디비아이텍의 고객이다.

안 사장은 "이번 라쿠텐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는 라쿠텐이 자사의 사업성과 성장성을 높이 평가한데 따른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말한다.

특히 다국적기업과 오프라인 대기업을 상대로 단순한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이 아닌, 차원높은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우선 올 1.4분기중 합작법인인 디비아이텍홀딩스와 일본에 디비아이텍저팬을 만들고 점차 대만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지로 사업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올해에만 총 12개의 해외법인을 만들 생각이다.

이를 위한 초기투자비만 2백억~3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사장은 서강대 경영학과와 동대학 언론대학원을 졸업한 뒤 세계적인 리서치업체인 AC닐슨과 동방기획 등에서 10여년간 마케팅 분야에서 일한 뒤 1998년 창업했다.

작년에는 한국정보통신과 공동으로 온라인 멤버십 및 DB마케팅 전문회사인 이지캐시를 설립했다.

(02)785-5611

김낙훈 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