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진출한 외국기업 대표들은 29일 청와대로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노동시장의 유연성과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여 한국을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달라고 건의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작년말 한국내에서 활동하는 기업의 공통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국내·외 기업간 이해 증진을 위해 15개 주한 외국상의를 중심으로 구성한 주한상공회의소협의회(KIBC) 회장단 21명은 이날 김 대통령에게 이같이 촉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제프리 존스 주한 미국상의 회장은 "상장회사의 공고 의무나 회계기준 등 한국 기업들의 투명성 문제들이 그동안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지식소유권 보호를 위해 검찰과 경찰에서 소프트웨어 불법복사를 엄격하게 단속해주기 바란다"고 건의했다.

모리시마 히데카즈 서울재팬클럽 부이사장은 한국의 노사문제를 ''타오르는 불''로 비유,"노사문제가 안정되지 않는 한 외국기업 유치가 한계에 부딪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자크 그로아 주한 EU(유럽연합)상의 사무국장은 "한국의 개혁이 얼마나 빨리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외자 유치가 달라질 것"이라며 "개혁에 대한 저항이 거세질 수 있으나 과감하게 시장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정당한 노사권리는 보장하되 불법과 폭력,기업의 채산성을 도외시한 요구나 경영간섭에 대해서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며 "특히 정부는 4대 개혁을 결코 적당히 하거나 포기하는 일 없이 철저히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