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폭력이든 사회적 불이익이든 그동안은 당한 뒤에 피해자를 보호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는 사후약방문에 불과합니다.''당하지'' 않는 여건을 만드는 일이 중요합니다. 신설 여성부는 이를 예방하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신설 여성부의 한명숙 초대 장관은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28일 밤 장관에 임명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상기된 표정으로 포부을 밝혔다.

한 장관은 여성에 대한 소극적인 보호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신인 여성특별위원회에 대해서는 국민의 정부 여성정책의 초석을 다지는 역할을 했다며 이를 토대로 21세기 여성정책을 수립하는 강력한 추진기구로 여성부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여성운동단체들이 정부가 하지 못하는 일을 상당 부분 담당했습니다. 신설 여성부는 민간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국가와 NGO(비정부기구)가 서로 돕는 윈윈(Win-Win)전략을 추구할 계획입니다"

한 장관은 "여성이 가정과 사회를 양립할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보육문제와 관련하여 정부시책이 답보상태에 있어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경우 여성문제와 관련, 제도적 인프라는 갖추어져 있으나 생활과 괴리되어 일반인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학생시절 민주화 운동에 투신, 정치범인 남편을 13년간 옥바라지 했고 1979년부터 2년간 옥고를 치렀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