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웅(60) 대한적십자사 총재특보가 29일부터 3일간 금강산에서 열리는 남북적십자회담 남측 수석대표로 다시 나선다.

지난 98년 수석대표직에서 물러난지 3년만에 원대복귀한 것이다.

이 수석대표는 71년 대한적십자사에 들어온후 85년 대표,92년부터는 수석대표를 맡아 7차례의 공식회담과 60여차례의 예비.실무회담에 참여했다.

그는 지난 98년 대한적십자사를 떠났으나 남북민간교류를 담당하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수석집행위원장을 맡아 관련 업무를 계속했다.

남북관계에 관한한 자타가 공인하는 "산증인"이요 "베테랑"인 셈이다.

그는 특히 지난 문민정부 시절 대북 쌀지원과 비전향장기수인 이인모 노인을 북송하는 작업을 매끄럽게 처리해 북측의 신뢰가 두텁다.

장충식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북한 비하발언" 이후 껄끄러워진 남북관계를 감안할 때 이 수석대표가 박기륜 전 한적 사무총장을 대신해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서영훈 신임 한적 총재와 20년 넘게 활동을 같이 해 호흡이 잘 맞는 "찰떡궁합"인 점도 그가 발탁된 또다른 배경이다.

게다가 북측도 대표단장을 남측에 잘 알려지지 않은 외교전문가로 교체,새로운 대응전략이 절실한 시점이기도 하다.

그는 28일 북으로 떠나기 앞서 "한 사람의 이산가족이라도 더 만날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와 방문단 교환 정례화에 총력을 다해 최대한 많은 인원이 면회할 수 있고 생사확인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남북전문가답게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제도적 장치마련인 점을 꿰뚫고 있는 그가 이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금강산으로 향한 것이다.

남북문제에 관한 한 정치논리가 개입돼서는 안된다는 그의 지론이 어떤 성과를 얻어낼지 주목된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