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금융읽기] 금리인하 효과의 비대칭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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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전세계인의 관심은 30,31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과연 얼마나 더 내릴 것인가에 쏠려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두가지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돼 왔다.
미국경제의 경착륙에 무게를 두는 시각은 0.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3일 금리인하 조치가 캘리포니아 전력난에 따른 후유증 해결과 같은 특수한 사정에 있었다고 보는 시각은 종전처럼 0.2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가지 견해중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간에 이번 미국의 금리인하를 계기로 여타 선진국 금리도 순차적으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갈수록 경기재둔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는 일본이 지난해 8월에 포기한 제로금리정책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도 당분간 현 금리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최근 들어 독일 프랑스를 중심으로 소비지표가 경기둔화세를 예고하고 있어 금리인하 여지가 있는 상태다.
앞으로 선진국 금리가 동반 인하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세계증시에 미치는 유동성 효과(liquidity effect)다.
대체로 98년 9월말 미국의 금리인하 이후 세계증시가 활황을 보인 점을 감안해 이번에도 이런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유동성 효과에 있어서는 세계경기 순환상의 위치에 따라 비대칭성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98년 9월말처럼 세계경기가 저점을 통과할 때는 유동성 효과가 크게 나타났으나 최근처럼 정점을 지날 때에는 의외로 적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경기호황이 끝나감에 따라 경제주체들의 현금흐름이 악화됐기 때문에 추가 소비·투자에 따른 한계가치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 부(富)의 효과(주가상승→자산소득 증대→민간소비 촉진→경제성장)에 따라 세계경제를 안정시키는 효과도 줄어든다고 봐야 한다.
국제외환시장에서도 이번에 미국의 금리인하가 달러화 가치에 커다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인하 이전의 지배적인 시각대로 달러화 가치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강세''를,유로화에 대해서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조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번 미국 금리인하가 세계증시와 세계경제 국제외환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의외로 적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 경제의 안정과 세계경제의 구도는 재정정책면에서 얼마나 여유가 있느냐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은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재정사정이 좋은 편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재정흑자는 5조7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가지 추측이 있으나 25일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서 그린스펀 의장이 부시 정부의 세금감면책에 대해 지지발언을 한 것도 이런 점이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미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다음달 8일에 열릴 금융통화운용위원회에서 정책금리인 콜금리 인하에 대한 욕구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우리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다고 말할 만큼 주가와 경기회복에 목말라하는 현 정부의 입장을 감안하면 그 어느 때보다 콜금리 인하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분명한 것은 이번 콜금리가 인하될 경우 증시와 경기회복에 미치는 효과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머니 게임과 경제거품화를 촉진시키면서 구조조정이 지연됨에 따라 궁극적으로는 일본처럼 장기불황의 화(禍)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지금까지 두가지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돼 왔다.
미국경제의 경착륙에 무게를 두는 시각은 0.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3일 금리인하 조치가 캘리포니아 전력난에 따른 후유증 해결과 같은 특수한 사정에 있었다고 보는 시각은 종전처럼 0.2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가지 견해중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간에 이번 미국의 금리인하를 계기로 여타 선진국 금리도 순차적으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갈수록 경기재둔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는 일본이 지난해 8월에 포기한 제로금리정책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도 당분간 현 금리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최근 들어 독일 프랑스를 중심으로 소비지표가 경기둔화세를 예고하고 있어 금리인하 여지가 있는 상태다.
앞으로 선진국 금리가 동반 인하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세계증시에 미치는 유동성 효과(liquidity effect)다.
대체로 98년 9월말 미국의 금리인하 이후 세계증시가 활황을 보인 점을 감안해 이번에도 이런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유동성 효과에 있어서는 세계경기 순환상의 위치에 따라 비대칭성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98년 9월말처럼 세계경기가 저점을 통과할 때는 유동성 효과가 크게 나타났으나 최근처럼 정점을 지날 때에는 의외로 적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경기호황이 끝나감에 따라 경제주체들의 현금흐름이 악화됐기 때문에 추가 소비·투자에 따른 한계가치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 부(富)의 효과(주가상승→자산소득 증대→민간소비 촉진→경제성장)에 따라 세계경제를 안정시키는 효과도 줄어든다고 봐야 한다.
국제외환시장에서도 이번에 미국의 금리인하가 달러화 가치에 커다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인하 이전의 지배적인 시각대로 달러화 가치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강세''를,유로화에 대해서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조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번 미국 금리인하가 세계증시와 세계경제 국제외환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의외로 적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 경제의 안정과 세계경제의 구도는 재정정책면에서 얼마나 여유가 있느냐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은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재정사정이 좋은 편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재정흑자는 5조7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가지 추측이 있으나 25일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서 그린스펀 의장이 부시 정부의 세금감면책에 대해 지지발언을 한 것도 이런 점이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미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다음달 8일에 열릴 금융통화운용위원회에서 정책금리인 콜금리 인하에 대한 욕구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우리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다고 말할 만큼 주가와 경기회복에 목말라하는 현 정부의 입장을 감안하면 그 어느 때보다 콜금리 인하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분명한 것은 이번 콜금리가 인하될 경우 증시와 경기회복에 미치는 효과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머니 게임과 경제거품화를 촉진시키면서 구조조정이 지연됨에 따라 궁극적으로는 일본처럼 장기불황의 화(禍)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